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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Aug 28. 2023

수련회에 대한 기억

다들 수련회 다녀와 보셨죠?

학창 시절 수학여행과 수련회는 언제나 설레는 시간이었다. 그중 수학여행은 반 친구들과 함께 평소 가지 못하는 곳을 가본다는 기대 반, 살짝의 일탈에 대한 설렘 반으로 기억이 된다. 실제로 처음 술을 마셔봤던 곳도 수학여행이었으니.


수련회는 수학여행과 성격이 조금 달랐다.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놀러 갈 수 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수련회의 코스는 수학여행과 달리 쉽지만은 않았다.


수련회에 가면 해병대 복장, 혹은 군복을 입은 형아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분위기부터 잡는다. 당시 초중학생들에게는 엄청 무서워 보이는 형아들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수업을 듣는 애들 또래일 텐데. 그땐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멘트를 하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모든 학교가 듣는 국룰 멘트


그리고 야외로 가서 유격 훈련을 했던 기억도 난다. 수련회가 열리는 곳은 산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중학교 때 박달재에 있는 수련원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 산에는 군대 훈련소에서 볼 수 있는 유격훈련 기구들이 있었다. 외줄을 타고 바닥을 기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밤에는 극기훈련도 했었다. 손전등 하나 들고 암흑의 산길을 걸었던 기억은 아직도 공포스럽다.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대부분의 수련회는 내가 추억으로 가지고 있었던 모습과 유사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인터넷에는 과거 수련회 모습이라며 영상까지 올라와 있다.


지금 다시 보니 끔찍한 모습


그렇게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 수련회 마지막 밤의 하이라이트는 '캠프파이어'이다. 캠프파이어에 옹기종기 모여 촛불을 하나씩 들고 시작하는 촛불의식. 첫날 악마와 같았던 교관들이 부모님 얘기를 꺼내면 아이들은 모두 눈물바다이다. 그리고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 버전은 다양하다. '개똥벌레'가 나올 때도 있었고,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도 수련회에서 사랑받는 대표적 노래이다. 아예 대놓고 '어머님 은혜'를 틀어 눈물바다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수련회의 마지막 상징 '캠프파이어'


짧으면 1박 2일, 길면 2박 3일 진행되는 수련회는 90년대, 2000년대 초중학생들에게 많은 추억과 함께 아픔도 함께 남긴 듯하다. 아직도 과거 수련회를 회상하면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 나온다. 순진한 아이들을 수련회라는 틀에 가둬 괴롭히고, 뒤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봤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리고 수련회를 둘러싼 인명 사고도 다수 발생하여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그래서 최근 수련회 문화는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건 알 수 없으니 :)


그럼에도 어린 시절의 추억은, 다소간의 아픔이 함께하더라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련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수련회가 정말 힘들었고, 캠프파이어 때 질질 짰던 기억이 있어 썩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오늘 다시 돌이켜보니 다시는 오지 않을 아름다운 시절의 기억임에는 분명하다.


갑자기 이렇게 수련회 추억에 잠시 잠긴 것은 지금 수련회에 와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학교의 교수 수련회!


학창 시절 참여한 수련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수련회이지만, 같은 단어라 그런가 옛날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아! 가족을 떠나 1박을 하는건 과거와 동일하네. 잠시 시간이 비어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이제 저녁 바비큐를 먹으로 고고! :)


서울에선 못 찾았던 아이템 득템!!




지난주 32개월 아들의 돼지꿈을 젤리로 산 결과는 두둥!!



낙첨입니다!! ㅋㅋㅋ 상세한 글은 수련회 마치고 포스팅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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