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중간고사 파이팅!
* 본 글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실제 사례를 각색한 것으로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얼마 전 인터넷을 하다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글을 하나 봤다. 모 대학 에타(에브리타임, 대학생들 익명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글이라고 하는데, 벌써 중간고사 시험 기간이 되었구나 하는 체감이 확 되는 글이다. 시험 기간을 거쳐본 사람들은 알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시험 범위와 하루하루 다가오는 시험 날짜의 압박. 그리고 하라는 공부는 하기 싫은데, 세상 다른 모든 것이 재밌어지는 상황. 심지어 9시 뉴스도 시험기간에는 그 어떤 것보다 재미가 있다. 그런 웃픈 상황에서 창작한 학생들의 글을 보니 웃기면서도,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그리고 모든 교수가 머리가 홀딱 벗어지지는 않았다!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일 뿐)
2학기 개강한 지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다. 학교마다 일정은 다르지만 빠른 학교는 이번주 이미 중간고사가 시작되었고, 우리 학교를 포함한 많은 학교는 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이번 학기 유독 중간고사가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추석 연휴가 길었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 축제 역시 9월에 진행이 되었다. 축제를 즐기고 추석 연휴를 보내고 오니 중간고사가 다가온 것이다.
모든 시험이 그렇지만 이번 중간고사에 대한 아이들의 부담감은 상당한 것 같다. 이제 온전히 오프라인 수업으로 전환이 된 까닭에 아이들의 힘들어하는 모습이 바로 눈에 밟힌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하루 날 밤을 새운 모습으로 시험을 보러 오는 모습을 보면 짠해진다. 이깟 시험이 뭐라고.
이미 학생들이 겪어온 과정을 다 거쳐왔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중간고사가 그렇게 인생에서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시험이라는 관문을 초등학교 때부터 하나하나 넘어오며 여기까지 온 아이들에게 지금의 시험 하나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영혼 없는 위로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시험 '하나'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이러한 시험 결과가 누적이 되면 그것이 자신의 이력서가 되기에 마냥 중요하지 않다고만 치부할 수만도 없다.
그렇다면 그나마 부담을 덜 가지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준비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시험을 비롯한 대학 수업을 관문이 아닌 과정으로 생각해 보자.
이번 학기 한 과목을 시작하는데 한 학생이 찾아왔다. 공모전을 준비하는데 수업 내용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이처럼 대학 수업을 학점을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관점이 조금 바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관점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수업 태도도 좋고, 질문도 많이 하고 결정적으로 성적도 좋다. (얘들아, 대학원 오지 않을래?) 수업을 향후 나의 진로를 만들어갈 스킬 셋을 쌓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수업을 듣는 자세가 바뀔 뿐만 아니라 학점도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반대로 점수만을 잘 받기 위해 수업을 들으면 괴로울 수 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여러 학생들이 시험에 관한 질문을 해온다. 그중에는 "이거 시험 나와요?", "시험 이런 방식으로 출제되나요?", "강의자료에 없지만 교수님 말로만 한 것이 시험에 나와요?"와 같은 시험 방식을 묻는 질문들도 있다. 심지어 "퀴즈처럼 지엽적인 내용이 시험에 나오나요?"라는 질문도 있다.
수업을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기에 상기 질문들이 나오게 된다. 이렇게 접근을 하면 성적은 잘 받을 수 있으나 금세 수업으로 쌓은 지식은 휘발이 되어버리고 만다. 벼락치기 한 내용들이 머리에 남아있지 않듯이 학기가 끝나면 지식은 리셋이 될 수 있다. 시험공부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해당 교과목의 목적에 맞는 공부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험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러한 조언들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른들이 아무리 졸업하고 나서 보니 학점 중요하지 않더라라고 이야기해도 학생들에게는 '또 꼰대스런 이야기구나' 하고 넘겨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꼰대'로서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시험을 보는 그 과정 자체가 훗날 뒤돌아보면 나쁘지만은 않았던 추억이 된다는 것이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의 한 장면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에 나와보면 순수하게 시험만으로 경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고 느껴질 것이니.
중간고사를 보는 모든 학생들이 선방하기를 응원하며, 누군가에게는 단순 웃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섬뜻하게 다가오는 짤을 하나 더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