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공부란 무엇인가』
6년 전 끄적였던 글에서 기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적은 기억이 있다. 대학원생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꾸준함을 요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최대한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동시에 신문도 꼼꼼히 읽어야 한다고 썼더랬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지난 6년간 그렇게 살아왔느냐, 고 묻는다면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겠지만. 신장개업한 식당 앞에서 흔들리며 가끔씩 허리를 꼿꼿이 펴지만, 대개는 얼마 못가 주저앉곤 하는 행사용 인형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오랜만에 김영민 교수님의 글을 다시 읽으면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겠구나, 에 대한 생각이 좀더 명확해졌다. 명료하고 정치한 언어를 쓰기. 간결하게 쓰기. 성실성을 위해 체력을 기르기. 지적 토론이나 배움의 장에서 무임승차하지 않기. 나만의 자료를 정리하기. 단순한 느낌 정리를 넘어, 내용을 적확하게 요약하고 자신의 깨달음을 녹여낸 서평을 쓰기. 비판을 할 때는 강점을 인정하되 최대한 간결하게, 인신공격 없이 하기. 자신의 명확한 견해를 가지고 상대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비판하기.
우선은 이 정도일까. 말하는 건 쉽다지만, 지금까지 나열한 것들은 말하기조차 간단치 않은, 일종의 덕성(virtue)에 가까운 일들이다. 어쩌면 기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서 평생 갈고 닦아야 하는 덕목일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조금이나마 향상됐음을 느낄 때 쾌감이 오는 것 아닐까. 다시 한번, 기자는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