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마에 맺힌 땀방울
어두 컴컴함 무대를 여는 사람들이 너무 신기했다. 특히 막이 끝나고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자리를 찾아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잠깐 동안 불을 켜고 움직이나? 아니면 모두 감으로 움직이는 건가?
이 궁금증은 중학생이 되었을 때 해결되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연극부와 합주부에 들어갔다. 두 가지 모두 무대에 서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두 활동 모두 1년에 한 번 정기 공연을 했다. 이 공연을 준비하며 내가 품어왔던 궁금증이 완벽히 해결되었다. 리허설을 하면서 우리가 위치해야 할 곳에 야광스티커를 심어두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아, 너무 간단하다. 아무리 깜깜해도 내가 설 자리를 알 수 있다니 너무 좋다.
어두워도 내가 설 자리를 찾을 수 있는 이유는 공연 전 스스로 붙여놓은 야광스티커 때문이다. 내가 붙여놓지 않으면 동선이 꼬일 것이고 그러면 해당 공연은 망작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요즘 삶에 야광스티커가 절실하다. 겪어보지 못한 시간을 걷고 있다. 밤에도 어둡고 낮에도 어둡다. 한 치 앞을 모르겠다. 숨쉬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께서 수업 시간에 "우리 때는 말이야~물을 사 먹는다는 생각을 못했어~"라는 말씀을 하곤 하셨다. 이제는 이런 말을 하게 될까? "우리 때는 말이야~ 여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어~"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이 시작되음에도 힘들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모두 힘들다. 하지만 안전한 내일을 위해 모두 참고 견디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방호복을 입고 이 더위를 견디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우리가 참 대견하다.
가수 타블로는 Fly라는 곡에 이런 가사를 썼다.
어두운 밤일수록 밝은 별은 더 빛나
이 모든 것이 하루빨리 과거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어두운 시기에 내일이라는 희망의 야광스티커를 붙여야 할 것이다. 마스크와 함께하는 우리의 일상은 힘들지만 돌아봤을 때 분명 우리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