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러난 교묘한 탐욕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침내 쿠팡이츠의 불공정 약관에 칼을 빼 들었다. 입점업체의 손발을 묶는 수많은 조항이 지적됐지만 그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수수료 부과 기준’이다. 이는 단순한 불공정을 넘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교묘한 착취의 구조를 보여준다.
이들의 수수료 체계는 복잡하지도 않다. 그저 노골적이다. 음식점 사장님이 고객 유치를 위해 5,000원 할인을 제공해 손님이 15,000원만 결제해도 쿠팡이츠는 할인 전 금액인 20,000원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떼어갔다.
이는 이중 부담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쿠팡이츠는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는 사장님이 포기한 할인액인 유령 매출을 장부상에 멋대로 만들어내고 그 금액에 대해 세금처럼 수수료를 징수한 셈이다. 사장님은 자기 돈으로 할인을 해줬는데, 그 선행에 대한 벌금까지 낸 격이다. 쿠팡이츠는 수수료율 인상이라는 노골적인 비난 대신 회계적 착시를 이용해 실질 이익을 극대화하는 가장 교묘한 방식을 선택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배짱 장사는 어디서 나왔을까. 답은 1,500만 와우 회원이라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다. 쿠팡이츠는 이 거대한 소비자 집단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만들어 입점업체들을 플랫폼에 종속시켰다. 이 독점적 접근권을 무기로 쿠팡이츠가 내민 약관은 계약이 아닌 통보에 불과했다.
이들의 탐욕은 자사 서비스와의 비교를 통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정작 쿠팡의 본진인 쿠팡 쇼핑몰은 상식적인 할인 후 실제 결제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왜 유독 더 영세하고 파편화된 외식업 사장님들에게만 이 가혹하고 기만적인 잣대를 들이댔는가. 답은 명백하다. 힘의 불균형을 이용한 철저한 차별적 착취다.
공정위는 이러한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자 “고객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이라며 명백한 약관법 위반으로 못 박았다. 쿠팡이츠가 “초기부터 고지했다”고 항변해도 소용없다. 공정위는 애초에 약관에 명확히 규정되지도 않아 협상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사실상 해당 계약 조항이 처음부터 법적 효력이 없는 무효였음을 정부가 공인해준 것이다.
공정위의 시정권고는 미래의 출혈을 막는 응급조치일 뿐 과거의 과다출혈을 치유하지 못한다. 이제 공은 피해자인 소상공인들에게 넘어왔다.
정부가 법 위반이자 무효라고 공인한 지금, 업주들은 빼앗긴 권리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소송 절차가 간편한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해 공동으로 피해 구제를 모색할 수도 있고 과거 초과 납부한 수수료 전액과 이자까지 받아내기 위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민사소송의 문도 활짝 열렸다. 이는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 거대 플랫폼의 불법적 관행에 제동을 거는 정의의 회복 과정이다.
쿠팡이츠는 60일의 시정 기간을 얻었지만 이는 약관 수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 혁신이라는 화려한 구호 뒤에 숨어 가장 약한 파트너의 주머니를 털어온 부끄러운 민낯을 스스로 고백하고 그간 편취한 부당이득을 반환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진정한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상생의 윤리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