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도 '깜깜'…소비자는 언제 쓰나
11월이 되었지만 많은 소비자가 기다리던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당초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의에 따라 10월 말에서 11월 초 출시가 유력했으나 11월 현재까지 출시 일정조차 불가능하다.
이 요금제는 공정위가 구글을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핵심 쟁점은 끼워팔기였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준 월 14,900원인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 제거와 유튜브 뮤직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능을 묶어서 판다. 하지만 소비자 중에는 음악 스트리밍(유튜브 뮤직)은 필요 없고 오직 영상 광고만 제거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는 이렇게 다른 서비스를 강제로 묶어 파는 행위(결합판매)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조사를 받던 구글은 과징금 같은 제재를 받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고치겠다는 자진 시정안(동의의결안)을 냈다. 공정위가 지난 7월 이 제안을 잠정 수용하면서 그 시정안의 핵심인 ‘라이트’ 요금제 신설이 결정됐다.
라이트 요금제는 바로 그 광고 제거 기능 하나에만 집중한 상품이다. 유튜브 뮤직이 빠지는 대신 가격은 안드로이드/웹 기준 월 8,500원(iOS 10,900원)으로 정해졌다. 기존 14,900원짜리 프리미엄 요금보다 약 43% 저렴하다.
음악 앱은 다른 것을 쓰면서 광고만 없애고 싶었던 이용자들에게 비로소 합리적인 선택지가 생긴다며 큰 기대를 모았다. 구글 역시 지난 8월 말 이 요금제 신설을 반영한 약관 변경을 공지했고 9월 26일 자로 적용된다고 밝히며 출시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약속된 시점은 ‘공정위의 최종 동의의결안이 확정된 후 90일 이내’였다. 8월 14일까지 의견 수렴이 끝났으니 10월 말~11월 초가 유력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출시는 지연되고 있다.
공식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추측한다. 첫째, 8월 의견 수렴 이후 공정위의 최종 전원회의 의결 및 확정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경우다. 둘째, 공정위 승인은 임박했거나 이미 났지만 구글 내부에서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할 결제 시스템 연동이나 앱 업데이트 등 기술적 준비가 덜 끝났을 가능성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라이트 요금제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지금도 두 가지 불편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필요도 없는 유튜브 뮤직을 억지로 안고 월 14,900원을 다 내거나 아니면 매번 영상 시작과 중간마다 나오는 광고를 참아내야 한다.
동의의결 제도는 기업이 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 전에 스스로 문제를 고쳐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빠르게 돌려주자는 것이 본래 취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구글에게는 과징금을 피할 면죄부만 주고 소비자에게는 기다림이라는 불편만 안겨준 꼴이 됐다.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던 당초의 약속은 표류하고 있다. 구글과 공정위는 더 이상 소비자를 방치해선 안 된다. 출시 지연 사유를 투명하게 밝히고 하루빨리 약속했던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돌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