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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스 기획자 엘린 Dec 14. 2018

나는 어떻게 기획자가 되었나

경영지원에서 기획자로 전직한지 2개월차일 때

국내 대학원 입학과 해외 유학을 실패하고 국내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내가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일은 아래의 3가지로 압축되었다.

1순위 기획자

2순위는 마케터

3순위 경영지원 스탭


처음 도전한 것은 스타트업 마케터였고, 2개월 일하고 계약종료로 그만두게 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마케터로서 나는 정말 별로였던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친구의 추천으로 전산세무회계 자격증을 따서 한 스타트업의 경영지원 스탭으로 취직해서 만 2년간 (무서운 경리로)나름 인정받으며 경영지원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스타트업에서 사용하는 경영지원 Tool(부제는 날 데려가주세요)에 대해서 발표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 발표가 끝나고 지금 회사의 CTO이신 분에게 기획자로 일해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난 경영지원으로 지원한건데?!) 그 덕분에 지금 회사의 기획자가 되었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CTO(님)이 날 기획자로 채용하신 이유는 아래의 내용 때문인걸로 추정하고 있다

경영지원 스탭인데 생각보다(?) 최신 Tool을 잘 다룬다

경영지원 스탭치고 스타트업에 친화적이다

본인 회사가 경영지원  Tool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경영지원 스탭이지만 스타트업에 친화적이면서 최신 Tool을 잘 다루는 (이상한)사람이니 경영지원 Tool을 만드는 기획자를 시켜보자(?)

그렇게 나는 지금 회사에 이직하게 되었다. 개발과는 1도 상관없는 전형적인 인문계 인간이 기획자로 변신한 순간이었다(참고로 나는 역사를 전공했다).


왕초보 기획자로서 진행한 업무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읽기와 쓰기이다.



2개월동안 왕초보 기획자로서 진행한 업무를 돌아보고 간단히 요약하자면 읽기와 쓰기이다. 입사후 첫 2주동안은 회사 내의 모든 문서, 회사의 서비스와 관련한 모든 뉴스, 업계 동향, 국내외 경쟁사 서비스들의 문서를 읽는데 시간을 투자했다. 문서 읽는게 끝나고 부터는(사실 지금도 읽는 업무가 절반이지만) 회사 서비스의 역기획 문서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기획과 관련된 모든 문서를 계속 쓰고 있다. 읽기와 쓰기 업무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읽으면서 마구잡이로 생겨난 머리 속에 있는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중간 과정이었다. 읽기에서 쓰기로 넘어가는 중간 과정은 마인드맵을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을 덜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다음 어려웠던 부분이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내 문서를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건 플로우 차트를 그리면서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했다(나만의 생각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


2017년 12월, 기획 일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2개월이기 때문에 개발 용어를 몰라서 회의 중에 멍때리는 시간이 절반이지만, 그래도 내가 개발새발 만든 문서를 보고 서비스로 그대로 구현해주는 멋진 디자이너와 개발자 덕분에 기획 업무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이런 업무의 재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서 추후에는 해외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획자(UX Designer?)가 되면 좋겠다는 아주 작은(?) 소망을 적으며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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