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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바다 Jan 19. 2024

2. 강아지는 눈 코 뜰 새 없이 자란다

룽지가 승질 머리가 제법 늘었어요~

지난 주 금요일엔 룽지를 데리고 2차 예방 접종을 하러 병원에 갔어요.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룽지를 보더니 얘가 2개월이 조금 넘었다고 하네요?? 저희는 아직 2개월은 안 됐는지 알았거든요. 그래서 밥을 줄 때도 항상 사료를 불려서 주곤 했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네요.


의사선생님이 룽지보고 호기심이 많다네요. 그런데 신기한 게 있어요. 입양 당시에 1차 예방 접종을 맞았었고 내장칩 주사도 맞았었는데 그때는 낑낑거리지도 않고 아프다는 표시도 안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주사를 맞자마자 아프다고 낑낑거렸다네요. 그때는 너무 어렸어서 아픔도 잘 못 느껴서 그랬었나? 분명 내장칩 주사는 엄청 두꺼웠었거든요. 아무튼 그래도 건강하다는 의미인 것 같아 안심이 되네요.


요즘 들어 룽지가 한 성깔 하는 아이인 것 같아요. 입양 당시만 해도 애가 적응이 덜 돼서 그런지 항상 한 곳에서만 가만히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제 바짓가랑이를 쫓아다니면서 막 물고 그러네요. 짜식이 쓰다듬으면 손도 물고 그래요. 처음 데리고 왔었을 때는 아프지 않아서 그냥 냅뒀는데, 요즘은 물면 아파서 아프다는 표현도 하고 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네요.


저는 얼른 룽지가 3개월이 지나 3차 접종을 맞고 나서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직 룽지가 어리기도 하고 접종도 전부 맞지 못해서 산책을 못 나가거든요. 얼른 룽지를 데리고 산책을 가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어리기도 하고, 날씨도 춥고 바닥에 염화칼슘도 있고 해서 산책할 때가 아닌 것 같아 참고 있지요. 얘도 얼른 밖에 나가서 새로운 세상도 보고 적응을 하고 싶을 텐데, 서로 참고 있는 것 같네요. 지금 같이 갈 카페를 몇 군데 점찍어놨어요.


간식도 마찬가지예요. 간식도 주고 싶은데, 누나는 아직은 어려 간식은 주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조금만 더 큰다면 룽지도 하고 싶은 것들을 제법 하게 될테고, 저도 그렇겠죠? 꼭 저 어렸을 때를 보는 것 같네요. 어렸을 때는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점점 자라면서 아무런 일이 아니게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아무런 일이 아니게 된다는 말은 조금 슬프게도 들리겠지만, 그밖에도 새로운 일은 많을 테니까요.


요즘 들어 룽지에 대해 누나와 부딪히는 게 많네요. 누나는 엄격히 키우려고 하지만 저는 그런 편이 아니거든요. 약간 삼촌 같은 이미지라고 해야 할까요. 하기야 룽지의 주인은 누나지 제가 아니니까요. 저는 간식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고, 많이 놀았으면 좋겠고 한데 누나는 애 버릇 나빠진다고 오냐오냐 해주지 말라고 하네요. 이번에는 룽지에게 손을 깨물리고 있는데 손 깨물게 냅두지 말라고 혼이 났네요. 아직 3개월도 안 됐는데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냅두면 안 되나... 참.


게다가 새로운 문제도 생겼어요. 누나와 매형이 일을 나갈 때마다 룽지가 혼자 있는데, 저 또한 일 때문에 시간이 안 될 때도 있거든요. 서로 맞추다보면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저녁 때까지 룽지가 혼자 있을 텐데, 그게 괜찮을까 걱정이 돼요. 아직 어리기도 하고 하니까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애를 혼자 냅두는 경우이긴 하지만 애가 혹시라도 집에서 놀다가 다칠까봐 걱정이 되네요. 그런 건 집을 깨끗이 치우면 되겠죠? 그리고 애가 의젓해지면 근심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걸 보면 강아지와 같이 산다는 건 보기보다 생각할 거리도 많고 가끔 힘도 드는 것 같아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강아지와 같이 사는 분들, 존경합니다.


처음 왔을 때의 룽지


최근의 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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