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461일 차) 아기 육아일기
우리 아기와 같은 월령의 아기를 키우는 지인 집에 놀러 갔다. 어린이집을 다닌다는 그 아기는 우리 아기 채채와 너무 비교가 되었다. 일단 걸을 수 있었고(걷는 정도가 아니다. 뛰어다녔다.) 말도 더 잘했다. 엄마가 '이 동물이 어디 있냐'는 엄마의 질문에 손가락으로 명확하게 가리키는 행동까지 했다. 너무나 기특하고 귀여웠다. 역시 아가들은 귀엽다는 생각에 웃음 짓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채채가 걱정되었다. 우리 채채는 15개월이 되도록 걸음마가 최대 4~5 발자국 선이다. 여자 아이니 대근육발달은 좀 느릴 수 있다 치자. 내가 언어에 관심이 많기에 우리 채채가 말이 빠르고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인 집에서 머무는 4시간 여 동안 채채는 '아빠'만 글자 그대로 50번은 한 것 같다. 왜 '엄마'는 말 안 해주는 걸까. '엄마'도 가끔 등장하긴 한다. '아빠' 100번 할 때 한 번 꼴로. 다른 할 수 있는 말은 '안. 아'라는 말 뿐이다.
또 인지영역은 어떤가. '호랑이가 어디 있냐', '해마가 어디 있냐'는 질문에 척척 정답만을 가리키는 지인 아기와는 달리, 우리 채채는 너무나 당당하게 오답을 가리키곤 했다. 오답인지도 모를 정도로! 아니면 나의 물음에 아예 집중하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나는 아직 못하는 월령인가 보다 했는데, 지인 아기가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동시에 불안함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못하는 건 줄 알았는데 안 시켜서 안 한다고 생각하니 뜨끔하고 자책스러웠다.
이래서 엄마들과 함께 공동육아 하며 교류하면 좋은 것 같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어떤지 한번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동물 이름 맞추기' 특별 훈련에 들어갔다. 우리 아기도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와 불안감을 가지고 말이다. 스티커를 붙이며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해주었지만 쉽게 동물이름에 맞춰 가리키지는 못했다. 아마 꽤 걸리지 않을까.
아직 한 살인데도 이렇게 다른 아이와 비교할 것 투성이에,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나중에 초, 중,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어쩔까 싶다. 나도 한 극성하는 엄마가 되려나.
이러한 비교와 불안에서 해방되는 길은 단 하나. 우리 아기를 믿는 것. 우리 아기도 잘할 수 있고, 더 잘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조금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아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잘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교육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싶다.
열정과 욕심 많은 초보 엄마지만, 마음을 다 잡는다. 불안해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채채는 잘될 거니까. 현명하고, 명랑하게 자랄 거니까. 채채가 가진 재능의 씨앗을 무럭무럭 잘 키워나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