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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끝에 슈퍼맨 온다

154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슈퍼맨이 나타났다!

어제에 이어 오늘 낮까지도 축복이는 계속 울었다. 엎드리기만 하면 울었다. 앞으로 가고 싶든지, 아니면 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힘든지, 어쨌든 계속 울었다. 안쓰러워 다시 되돌려주면 엉덩이가 바닥에 닿기가 무섭게 바로 뒤집었다.


그런데 저녁때가 되자 엎드려서도 울지 않았다. 그리고 엎드린 상태에서 혼자 한참을 놀더니 두 손을 바닥에서 떼고 슈퍼맨 자세를 취했다. 꼬박 3일 정도 울고 불며 고생하고 얻어낸 성취였다. 정말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빨라서 신기했다.


드디어 우리 축복이도 슈퍼맨 자세를 했구나! 다른 아기들이 슈퍼맨 자세를 취하는 걸 보며 내심 조급해하던 차였다.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마음 한편에 불안한 마음이 있나 보다.


기특하고 장한 우리 아기. 내일은 좀 덜 울기를.







공포의 아이컨택

아기를 재우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순하디 순한 우리 축복이도 자기 전에는 성난 아기가 되는데 안겨서 한참 울다가 겨우 잠들어도 내려놓을 때 잠이 깨버리면 리셋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축복이를 달래며 재워야 한다. 그래서 내 모든 일과에서 가장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일이 바로 '재우기'다.


오늘도 역시 울던 축복이를 달래서 재우고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방을 나가려던 찰나, 축복이가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그리고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폈다.


나는 황급히 다시 축복이 옆으로 갔다.

'제발, 제발... 울지 말고 자.(ㅠㅠㅠ)'


두리번거리다가 내가 있으니 씽긋 웃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그 웃음 한 번에 재우는 데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눈을 떠서 엄마를 찾았고 엄마를 알아보고선 엄마가 있으니 편히 누워 잠에 드는 것이다. 기특한 우리 아기.





엄마라는 나무

아기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이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존재. 나에게도 우리 엄마가 그랬으며, 심지어 지금까지도 그렇다.


우리 축복이에게 내가 그렇게 믿을만한 하고 든든한 존재라는 게 고맙고 뿌듯하다. 튼튼한 나무가 되어줄게. 든든한 그늘이 되어줄게. 언제든 올라와서 놀고 지칠 땐 와서 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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