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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쁠 한우 안심이면 괜찮겠니?

185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축복이는 모유수유아다. 모유를 먹는 아기의 경우 6개월부터 이유식 시작하기를 권장한다. 그런데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철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써서 소고기를 먹여야 한다.

그래,
우리 축복이 소고기 열심히 먹여야지!


축복이를 위한 패기는 좋았으나 나는 소고기를 정육점에 가서 사본 적 한 번 없는 살림 초보자다.


동네 엄마들에게 수소문하여 고기질이 좋다는 한우 전문 정육점으로 갔다.


이유식 처음 하려는데
어떤 게 좋아요?
안심과 우둔살의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내가 이유식을 처음 한다고 해서 그런지 굉장히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처음엔 부드럽게 안심이 좋단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결제를 하려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160g에 34000원.

지역 화폐를 사용해 할인을 받는다고 해도 3만 원 돈이었다. 앞으로 이걸 매일 먹일 생각에 잠깐 아찔해졌다.


후에 동네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소고기 안심은 너무 비싸서 우둔살이나 다른 부위를 먹이는 엄마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나는 처음이니까 가장 부드럽다는 안심으로 도전해 보는 걸로!




고기를 사가지고 와서 삶고 큐브를 만들고 잠자리에 드니 새벽 4시. 이유식을 시작한 뒤로 안 그래도 부족한 잠이 더 부족해졌다. 진정 엄마의 삶은 이런 것인가?


초보라서 더 오래 걸린다. 소고기로 이유식 만드는 방법도 사람마다 얼마나 다양한지. 생소고기를 다져서 그대로 큐브틀에 얼리기도 하고, 누구는 삶아서 큐브틀에 얼리기도 했다. 삶기 전에 다지기도 했고, 삶고 나서 다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이유식 책에서도 찾아보고 유튜브도 찾다 보니 정보 탐색만 하다가도 한 시간 훌쩍 지나갔다.


육아에선 속도가 생명인데 나는 이미 시체나 다름없을 속도였다!



쌀죽을 처음 만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소고기 이유식도 만들고 나니 별것 아니었다. 처음 걱정했던 다지고 나서 삶을 것이냐, 다지고 삶을 것이냐 하는 문제도 딱히 중요하진 않은 거 같다,


그냥 닥치는 대로 하면 되는데 나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속도가 느려진다. 수면 부족에 따른 결과는 나의 몫이다. 어쩌겠는가 성격인걸!


시간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어쨌거나 엄청나게 비싼 소고기 안심, 내일 축복 애가 잘 먹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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