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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안심 남기는 사람 여기 있어요!

186일 차 아기 육아일기

by P맘한입

어제 새벽 네 시까지 소고기 이유식을 만들었다. 오늘은 축복이가 처음으로 소고기를 먹는 날.


요즘은 아침 일어나서 오전 아침을 자고 일어난 후인 점심쯤 이유식을 주고 있다. 오늘도 30분간의 짧은 낮잠을 잔 축복이를 이유식 의자에 앉혔다.


데운 물에 이유식 용기를 넣고 따뜻해지길 기다렸다. 과연 축복이는 잘 먹을 것인가?




축복이는 소고기를 한 입 맛보더니 표정이 변했다.

으앗, 이게 뭐람!


이런 표정이었다. 혀를 쩝쩝거리며 입맛을 다시며 다시 맛보더니 이내 또 인상을 썼다. 식감이 특이하던지 맛이 없던지. 어쨌든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그 표정이 너무 웃기고 집 주변에 잔뜩 묻힌 소고기가 마치 축복이 수염 같아 보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다.


그렇게 축복이는 엄마가 새벽 네 시까지 만든 첫 소고기 안심을 거의 다 버렸다. 아직은 이유식 초기라 단 10g만 먹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소고기 안심이 어찌나 비싼지 돈에 대해서 알리가 없는 축복에게 이렇게 말하게 되더라.

축복아!
더 먹어 봐!
이거 비싼 거란 말이야!


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입장이다. 내 생각에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아기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강요이자 협박이 아닐까. 그러면 먹고 싶었던 의욕마저 사라질 것 같다. 뭐든지 억지로 시키면 의욕을 잃는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먹는 것에 관한 한, 내가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안 먹으면 아까워 죽겠는 안심이 아닌 우둔살을 사보려고 한다.


안심이든 우두살이든 뭐든지 간에
제발 좀 잘 먹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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