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아기 육아일기 (420일 차)
아기 이제 '엄마'라고 해요?
우리 아기가 14개월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엄마'라고 하냐고 물어본다. 당연히 하겠거니 생각하며 안부차 물어본 말이겠지만 나는 멋쩍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아니요... '아빠'만 해요.
딸은 아빠 껌딱지라더니, 한 살배기 딸이 벌써 그런 건지 우리 채채는 '엄마' 말고 '아빠'를 먼저 했다. 돌 전 11개월쯤 '빠빠빠'를 하더니 그게 곧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14개월인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빠'에서 멈춰 있다.
'엄마'를 안 한 건 아니다. 채채가 뒤집기 전 내 침대에서 같이 자다가 채채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 아기캠을 돌려보니, 낙상 후 채채가 '음마'하면서 울었다. 뒤집기 전이니 4개월도 안 됐을 때이다. 그렇게 굉장히 아프고 놀랐을 때 채채는 나에게 처음 '엄마' 소리를 들려주었다. 굉장히 명확한 발음의 엄마였다. 그렇게 어린 아기가 말하다니 신기하다. 하지만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엄마'는 채채 입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억울하다. 누가 보면 아빠가 채채를 전적으로 케어하고 나는 나 몰라라 하는 줄 알겠다. 그럴 리가! 나는 13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하느라 장시간 외출을 한 적도 없는 채채 전담마크 껌딱지 엄마인데. 어떻게 '아빠'를 먼저 한단 말인가!
그래도 채채가 '아빠'를 먼저 말했을 때 내심 좋기도 했다. 모유수유 때문에 나와 채채 사이에 남다른 애착이 생겨버려 채채가 나만 따라다닐 때, 채채 아빠가 좀 서운해했기 때문이다. 말이라도 먼저 하면 덜 서운하려나 싶었다. '엄마'라고 못하는 사람은 없으니 채채도 언젠가는 하겠지, 하며 흐뭇하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이제는 4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아빠' 구간에서 빠져나올 줄을 모른다. 일부러 '엄마'라고 매일 말해주는데도 아직도 소식이 없다. 채채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빠빠', '아빠', '떼떼', 그리고 그 외 정체를 알 수 없는 말 정도이다.
친정 엄마 말이, 내가 말을 정말 빨리 했단다. 한글도 일찍 뗐단다. 나는 영어를 좋아해서 늘 영어를 공부했는데, 이런 걸 보면 난 어느 정도 언어 감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채채는 나를 닮지 않은 것인가! 또래보다 말이 느린 것 같아 걱정이다.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듣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개인기를 좀 더 연습시키고 있다. 채채가 지금 할 수 있는 개인기는 '빠빠(손 흔들기)', '곤지곤지', '예쁜 짓(볼에 손가락 대기)', '사랑해요(하트까지는 못하고 양손을 높이 든다)', 이 정도이다. 현재 '놀랐어요'와 '졸려요', '코코코'를 연마 중이다.
만 3세까지가 언어 발달의 황금기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그래서 발달을 위해 잘해줘야겠다는 의욕은 앞서 하루 종일 뭔가를 말해주려고는 하는데, 내가 다른 말을 다른 방식으로 해줬다면 채채가 더 빨리 말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내 방식이 옳은 방향인지 알 수가 없다. 가끔 동네 엄마들을 만나다 보면 어떻게 그렇게 똑똑하게 잘 키우는지 나만 뒤처진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한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나도 더 공부해야겠다. 좋은 교육을 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부지런함을 갖추고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