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하찮게 소모시키지 말자
제가 여조 '부즈엉'론을 늘어놓는 민주진보들의 행태에 대해 좋게 여기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간 민중의 평가가 좋지 못할 때마다 어려운 미적분 수식 늘어놓으며 '부즈엉' 거리며 그 평가를 '부즈엉' 해버리는 건 우익우파 쪽에서 나오던 행태였습니다.(??? : "여론이 아닌 민심(?)만 보고 가겠다!") 그리고 민주진보는 그 행태를 조롱해 왔고요. 그런데 최근 한동안 민주진보가 여론에서 수세에 몰리니까 이젠 그들이 비웃던 행태를 민주진보 자신들이 보이고 있는 겁니다.(??? : 여조가 수상하다! 여조의 '부즈엉'을 수사해야만 한다!")
지성과 양심이 있는 인간이라면, 이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묘한 기시감을 느껴야만 하는 것이죠.
그럼 또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경찰의 태도가 수상쩍다. 애초부터 우리를 과잉진압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폭력의 분출을 유도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정도 되는 상황인데, 이렇게 부조리한 세상인데 수오지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방구석에서 훈수나 두고 있는 그대들이야말로 행동하는 동지들에 대한 배신자들인 것이다!
일을 크게 만든 것은 분명 저들이 우리에게 침투시킨 프락치일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말려들어간 것일 뿐이고 말이지. '순수한 우리들' 만이었다면 이렇게 일이 진행되진 않았을 것이다. 이미 의심스러운 여러 정황들을 확보 중이다.
...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들일까요?
1. 먼저, 여러분들이 그간 주체할 수 없이 넘치도록 사랑해 왔던 민주노총, 전장연, 꼴페미들이 자신들의 과격행동을 비판받을 때마다 종종 늘어놓던 이야기들입니다.
2. 지금 여러 우익우파들이 법원난동사태를 실드 치기 위해 늘어놓는 변명들이기도 합니다.
지성과 양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이 지점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껴야만 합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이야기들, 오래전부터 '저들'이 들고 나오던 18번 레퍼토리들 아냐??
정치라는 게 참으로 오묘해서, 극단으로 빠지고 과몰입을 하면 할수록 서로 가장 반대편에 있다 여겨지는 이들이 서로 같은 모습을 하게 됩니다.
일전 계엄이 처음 터졌을 때, 국회에 모인 민주진보 아재 할재들이 했던 이야기가 세간에 떠돕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선 우리 늙은 것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우리는 이미 살 만큼 살아 이제 떠난다 해도 달리 여한이랄 게 없지만 젊은이들은 앞날이 창창하고 나라를 책임져야 하니 이런 데서 이렇게 소모되어선 안된다고 말이죠. 평소 저들을 서윗 위선자들이라 비난해 왔고 지금도 그 생각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긴 하나, 적어도 그때만큼은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법원 폭력사태를 보며 특히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이 많은 이들이 뒤로 빠지고 듬성듬성 있던 젊은 사람들을 앞장세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놓곤 결과가 큰 물의를 일으키자 앞장 세웠던 젊은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손절 치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죠. 첨부된 이미지들처럼. 철없고 젊은 이대남 것들이 문제라고, 심지어 이젠 폭력사태 때 가장 앞장서서 나셨던 이들이 중공 프락치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중입니다.
누차 반복했던 이야기지만 특히 젊은 여러분들은 '산업화 반공보수'의 소모품 저글링으로 스스로를 소모킬 이유가 없습니다. 이승만 박정희 반공 산업화, 이런 가치들은 '저들'의 가치이지 우리들의 가치가 아닙니다. 그저 저들이 여러분들에게 주입하려 하는, 저들 시대의 지나간 슬로건 들인 거지.
젊은 남성들이 민주진보 쪽에 반감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이 페미니즘이라는 건 이미 누차 언급된 이야기이며 제도권에서도 어느 정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문화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꽤 중요할 것이며 이 싸움에서 여러분들의 역할들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도 여러분들은 지금 여기서 (결코 반페미 해줄 생각이 없는, 정말 1도 없는) 산업화 반공보수 대감님 어르신들을 위해 무의미하게 소모되어선 안됩니다.
법원사태처럼 이미 선을 넘어간 이들은 이제 돌이키기 어려울 겁니다. 전술했듯 저들의 '본진'에서도 저들을 선 그으려 하기에, 저들은 이 난국을 살아서 빠져나오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삿된 말로, 종 친 거죠ㅇㅇ
그저 이러한 불행이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남은 여러분들이 이러한 무의미한 희생에 계속해서 동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