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전통적 아젠다들이 모두 붕괴했다는 쓸쓸한 고백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보수"발언으로 한동안 세상이 좀 시끄러웠었는데
내 생각은 이래. 아주아주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건 그냥 민주진보가 사상적으로 붕괴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상징적 선언이라는 거. 이게 무슨 말이냐..
지난 한 세기동안 전 세계의 민주진보는 큰 틀에서 두 가지를 주장해 왔다.
하나는 경제적 진보. 노동, 분배, 복지 등등 소위 말하는 좌파경제.
또 하나는 문화적 진보. 페미 피씨. 무슬림 문화상대주의 이런 거ㅇㅇ
그렇게 흘러오다가 지난 세기말 신자유주의가 창궐하고 쏘오오련과 동구권 붕괴하면서 경제적 진보, 좌파경제는 더 이상 해선 안 되는 무언가처럼 여겨지게 되지. 물론 이는 좌파경제를 신봉하는 입장에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건 암튼 내 생각인 거고 전 지구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거야. 이제 노동이나 분배, 복지를 말하면 바보같이 취급받고 능력! 경쟁! 성과주의! 각자도생! 약육강식! 적자생존! 약자도태! 이런 걸 추구해야 무언가 있어 보인다는 거. 사실 세상이 이렇게 바뀐 지 꽤 되었지. 그리고 수십 년 신자유시기를 거치며 자본과 유착될 데로 유착된 세계의 민주진보진영들은 더 이상 자본에 대한 견제를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아. "진정한 시장자유를 추구하는 세력"으로 자신들을 포장하려 하지.
여하간 좌파경제의 성역성은 처참히 박살 났고 남은 민주진보들은 정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화적 진보'에 더 강하게 천착할 수밖에 없었지. 페미 피씨ㅇㅇ 그런데 이 마저도 트럼프와 AFD 같은 대안우파 세력의 전지구적 창궐로 인해 정신없이 뚜까처맞고 끝없는 하락세를 겪고는 중이야. 여기서 세계의 민주진보들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제 우리는 대체 무엇을 주장해야 한단 말인가!!"
"정치 시장에서 대체 어떤 상품을 팔아먹어야 하지?"
결과적으로 지난 한 세기동안 전 지구의 민주진보들이 주장해 왔던 모든 슬로건들이 다 실패로 끝난(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지금, 이제 더 이상 '진보'로써 주장할 만한 어떤 어젠다들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거야.
+그나마 세계의 민주진보들에게 다행인 점이라면, 그들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세계의 우익우파들이 너무나 문제가 많다는 거. 미쿸의 트럼프나 한쿸의 윤석열이나.. 세계의 민주진보들은 그들의 적이 내지르는 실수들에 얹혀 어떤 식으로 건 한동안은 입에 풀칠들을 할 수 있을 것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