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우파의 위악본능이 전통보수에서 자유시장으로 이동하는 중
대안우파식 위악정서가 정치시장에서 발현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전통보수 권위주의 파시즘 독재 전체주의를 향한 마조적 열망
“인간은 군홧발 아래 짓밟혀야 제맛이지.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건 세상을 더럽힌 리버럴들의 세뇌일 뿐이다.”
2. 극단적 이성주의라는 자폐적 고립서사
“나는 능력이 없어서 외로운 게 아냐. 감정이라는 저급한 코드에 휘둘리지 않는 초이성적 존재라 갬성 따위에 휘둘리는 저급한 개돼지들과 교류할 수 없을 뿐이지ㅇㅇ”
3.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비에르 밀레이식 시장만능 적자생존 숭배
“공짜로 살아남을 권리는 없다. 굶어 죽을 자는 굶어 죽어야 한다. 그것 공정이다.”
그리고 지금
윤석열과 함께 교회 기반의 전통보수가 적잖이 타격을 입자 '3번 : '자유', '능력', '경쟁', '성취'로 포장된 신자유 약육강식의 낡은 유령이 우파진영의 얼굴로 다시금 등극하려고 한다. 그렇게 복지지출 OECD 최하위인 한국에서 “과잉복지”라는 단어가 다시 회자되고, 전 세계 최장급 노동시간을 강요받는 나라에서 “52시간은 너무 짧다”라는 구호가 다시 울려 퍼진다.
“스스로 버텨내지 못하면 굶어 죽어야 한다”라는 냉혹한 신념이 미덕처럼 다시 유통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시절 경제과목을 배우며 교수님에게 들었던 이야기.
"우리가 내고 있는 대중교통 비용은, 운영주체의 손익을 고려했을 때 터무니없이 낮게 측정된 금액이라 손익비율을 의도적으로 맞추려 한다면 우리는 지금 값의 3배를 내야만 한다."
국가는 이 대중교통을 일종의 '복지'로 감안해서, 평생 전철탈 일 없는 이재용 최태원에게 막대한 세금을 거두어 너 나 우리들에게 1/3 값으로 양질의 대중교통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사회주의적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이재용, 최태원, 그리고 솔직히 얼마 도움도 안 되는 너 나 우리의 알량한 세금을 모두 없애주는 대신 앞으로 전철 기본료 5000원씩 주고 택시 타듯 타고 다니라 하면 이재용 최태원이 아닌 너 나 우리 입장에서 득이 많을까? 실이 많을까?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좌파'라는 단어를 향한 증오가 골수에 박혀버린 고개 숙인 청춘들(내 친구들..)에겐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우리 젊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표명했던 건, 여권신장이라는 명목으로 우리가 손아귀에 정말 간신히 쥐고 있던 그 빈약한 한 줌 마저 빼앗길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복지의 이름으로 겨우 라면 세끼 먹고 살아가던 이들이 “복지는 나약함이다”를 외치고,
과잉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52시간을 '강제'하는 건 사회주의적이라 나쁘다!”라고 외친다면
우리는 이를 어찌 보아야 할까?
좌파경제와 복지를 향한 혐오로 온라인 공간을 끝없이 채워 나가는 어떤 아서플랙들의 심중에는 어쩌면 '자기 자신조차 구제받을 가치가 없다고 믿는 깊은 체념과 염세'가 들어있는지도 모른다. 그 응축된 실망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안쪽을 먼저 찌르고, 그 피를 남의 얼굴에 묻히며 “봐, 이게 진짜 공정이야”라고 외친다.
“나는 나를 구제할 수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구제받아선 안 된다.”
이건 무지나 단순한 오류 같은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 외면하는 깊은 회의와 실망이 심중에서 응축된 결과물이다. 신념이나 사상이 아니라 자학, 자기 자신을 향한 깊은 파괴 충동이며 스스로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심판하려 드는 심리적 구조이다.
그렇게, 그 시스템 안에서 제일 먼저 꺾일 사람들부터 앞장서서 ‘목을 내놓고 있다.’
결국 그들의 의지는 정치를 ‘죽음의 순서를 정하는 서사’로 만들어 버린다. 그 정치가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끝내 자기 자신을 제일 먼저 갈아버린다. 무너진 인정욕구의 난민들이 위악으로 자기 무덤을 정교하게 디자인하는 풍경인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쓰인 비문은 아마 이 문장이 적절할 것이다.
“나는 살아남아선 안 되며, 누구도 살아남아선 안 된다.”
이것이 위악심으로 가득 찬 정치적 목소리들이 마지막에 도달하게 될 목적지인 것이다.
+인간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존재들에게 종종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스스로를 먼저 혐오한다'라는 것이다. 그렇게 정치는 위악으로 덮이고,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그렇게 세상 대부분은 혐오한 채로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