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전향적 인식을 조심스럽게 응원해 봅니다

이런 건 다들 같이 칭찬해 주었으면..

by 박세환

오랫동안 오직 여성만이 피해자이며 고통받아 왔고, 남성은 꿀 빠는 수탈자이자 부당한 착취자라는 인식이 제도권에선 디폴트값이었습니다. 고로 남성은 스스로 잠재적 가해자임을 인지하고 항상 죄의식 속에서 살아야 하며, 이에 불복하여 '남성의 피해자성' 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바로 극우 파쇼 직행이었죠. 그런데 이 오랜 인식에 조금씩 균열이 발생하는 중입니다.


대통령 : 취업 전까지는 여자가, 이후엔 남자가 좀 유리한 듯..?


19일 청년 대담 행사에서 대통령이 직접 꺼낸 말입니다.



제도권의 최고 수장이 '공식적으로' 여성의 고통과 남성의 고통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듯한 이러한 시그널을 보였다는 건 결코 작은 변화일 수 없습니다. 그냥 흘러가는 소소한 이야기라 하기엔 꽤 중요한 장면인 게, 애초에 페미 여성계가 매번 여자여자거리며 사회적 지원과 배려를 여성 쪽으로만 몰빵 하라고 요구할 수 있었던 근거 자체가 '여성만이 피해자 불쌍자'라는 전제였는데 이것을 대통령 피셜로 부정해 버린 것입니다. 젠더갈등이 뿜어져 나오는 젊은 층에서는 오히려 여자가 더 유리하다고 말이죠.


젊은 남성들이 지난 10년간 페미니즘을 인정할 수 없다고 그 난리를 쳤던 것에 일부 근거를 대통령 차원으로 인정해 준 것이기도 하죠.(그 젊은 남성들은 인생 대부분을 '취업하기 전'으로 살아왔다는 걸 명심.)




수년 전 많은 페친들이 필자의 탐라에서 하소연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떠들어봐야 페미 세력은 여전히 저리 막강한데 미약한 우리가 대체 뭘 할 수 있겠냐고,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다고 말이죠. 그때마다 저는 저들이 여전히 강력하긴 하지만 닭모가지를 비튼다고 새벽 안 오는 거 아니니 굳건하게 버티고 살아나가다 보면 언젠가 결실(?)이 올 것이라 말해왔습니다. 혹자는 이러한 필자의 대안(?)을 터무니없이 한가하고 게으른 소리로 치부해 실망하기도 했었는데..

봐요, 어떤 식으로 건 변화는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번 정부는 취임 초부터 기존 젠더인식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습니다. 찔끔찔끔 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꾸준히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저렇게 전향적인 입장을 표출하면 X대남들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칭찬을 해 줄만 하다고 봅니다.

지금 현 정부 기조는 분명 나름대로 X대남을 겨냥하는 측면이 있는데, 여기서 충분한 호응이 나오지 못한다면 결국 정치세력은 다시 입장을 선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 X대남 편들어봐야 조또 반응 없네? ㅇㅋ 걍 원래 하던 데로 페미 하자ㅇㅇ 장혜영 국무총리에 민주당 '청년 여대표' 박지현, 여성 지원 예산 300% 인상! 그리고 비서실장은 닷페이스 재방문 일정 빨리 잡아두세요.


여러분들도 다들 이런 결과는 원치 않으실 거 아닙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런 건 잘했다고 좀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여전히 너무나 미약한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성에 안 차는 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 이런 소소한 진전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기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여기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지쳐서 쓰러지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 이러한 작은 열매 하나하나에도 조금만 서로 축하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모두,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계속 같이 나아갑시다.


+이 즈음에서, 이준석 빨로 여가부폐지 한마디 간신히 올렸다가 이준석 나가고 나서 이 방면으론 입도 뻥끗 안 하다 골로 가신 술 좋아하는 어떤 분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 지지만.. 우익우파분들의 기분을 고려해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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