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좌파교'만 실패했는가

좌파교에는 없었고 '그들'에게만 있었던 요소는?

by 박세환

우리만 옳다고 떠들며 거대한 권위를 만들고 그 위대한 권위를 기반으로 말 안 듣는 이들을 적, 이단으로 몰아 때려잡는 행태는 어지간한 대형종교들 역사 속에서 반복되었던 장면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더 나아가 가장 최근에 와선 사회주의 좌파교까지.


그렇게 다 같이 전체주의 독재하면서 사람들 패 죽이고 다녔는데,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는 천년 이천 년이 흐르도록 여전히 밑바닥 민중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그런 전근대 종교들을 비과학적인 '인민의 아편'이라고 씹고 뜯고 조롱하던 사회주의 좌파교는 200년도 안되어 혼자 혼절했다.(여전히 사회주의 좌파교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지만 대체로 상아탑 귀족 엘리트들이고 어떤 식으로 건 밑바닥 노동계급 민중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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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그 차이가 뭘까.. 기독교 이슬람 불교에는 있고 사회주의 좌파교에만 없는 무언가가 있다면, 대체 그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세상 기라성 같은 상아탑들도 이 부분에 대해 그렇다 할 만한 명쾌한 답을 내어놓지 못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좌파교'가 엿같았던 부분들을 말하고 있지만 그 경험이라는 것들은 서로 다르고, 아직까지 그 모든 불만을 관통하는 하나의 명쾌한 명제를 찾아내지 못다.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듯 사람들이 말하는 많은 좌파 실책들이란 대부분 기독교 이슬람 불교도 범했던 것들이다. 막말로 좌파교의 실책이 '조국 같은 위선자의 존재'였다면, 기독교 이슬람 불교에는 지난 2천 년간 '조국'이 한 번도 없었겠는가?


누차 반복해 왔듯 나 역시 대안우파의 정서를 보유한 사람이고 당연히 '좌파교 사제들'을 향한 모종의 증오, 혐오감을 꽤 옛날부터 깊게 지니고 있었지만 정작 그 원한감정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내지 못한다. 산발적이고 연결되지 않는, 피상적인 경험들 몇 개를 무의미하게 나열하고 있지만 그 모든 경험을 관통할만한 딱 하나의 명제, 진리의 한 줄을 찾아내 못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대게 그러하다. 그저 모여서 스스로도 근원을 알지 못하는 원한들만을 풀어놓고 있을 뿐이다.




3년여 전. 공이들 모임을 열어 사람들을 모아놓고 던졌던 질문이었는데, 나는 같은 질문을 3년이 넘는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다.

분명 나는 이 질문에 집착하고 있다. 잠시 생각을 돌리려 다른 것들(고양이, 게임, 넷플, 야동, 보ㅊ.. 읍읍)을 찾아보다가도, 이내 이 질문이 다시 귀신처럼 뇌 속으로 파고들어 와 신경을 갉아먹는 걸 느낀다. 히토미 따위로는 여기서 도망칠 수 없다.


어쩌면 이 답을 찾고 죽는 것이 내 삶의 천명일지도 모르겠다.


+좌파 내에서도 나름의 반성 성찰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그래서 68 신좌파 혁명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홍역을 치르고 '신좌파'를 만들어 구좌파와 이격을 선언했음에도 그들이 구원을 약속했던 밑바닥 민중들이 아니라 상아탑 귀족들 중심으로 지지가 형성되는 현상만큼은 끝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그 상태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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