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성 영감이 아직 살아있다! 마저 죽이러 갑시다!

그냥 심리적 피로감으로 아무 말 대잔치 하는 거라 생각들 해주시길

by 박세환

머나먼 옛날 '뽀빠이'라고 불리며 특유의 선행으로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던 이상용이라는 몸짱 연예인 아조씨가 있었더랬다. 어느 날 '그 뽀빠이 아조씨'가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횡령해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추문이 터졌다. 결국 체포되었고, 그는 그렇게 성자에서 악마로 굴러 떨어져 모두의 경멸을 받게 되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뽀빠이는 오랜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사건은 '뽀빠이와 관계가 틀어져 앙심을 품은 권력자에 의한 정치보복 기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그의 아버지는 충격과 고통 속에서 돌아가시고, 이상용 자신도 몸과 마음이 망가질 데로 망가진 뒤였다. 중요한 건, 그가 처음 추문에 휩쓸렸을 때 그렇게 시끄럽던 세상은 그의 무죄에 대해선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시름시름 앓다가 올해 심장병으로 한 많은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


한때 백종원을 신이라도 되는 양 눈이 멀 정도로 떠받들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평하건대 그는 그렇게 위대한 존재까진 아니었고 그저 서민 입맛에 맞는 몇 가지 쉬운 레시피로 장사를 잘 풀어낸 밥집 아조씨 정도였을 뿐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며 그의 음식에서 결함들이 드러났고, 균열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마도 진짜 문제는 백종원이 아니라 그에게 구세주의 후광을 씌웠던 사람들의 기대였을 것이다. ‘원래 그 정도였던 사람’에게서 필연적인 한계가 보였을 뿐인데, 구세주를 믿던 이들에겐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신에게서 결함을 발견한 신도들은 곧바로 분노했고, 그렇게 어제의 성인은 오늘의 대역죄인이 됐다. 한때 신인 양 떠받들어지던 이는, 이제 태양 아래 눈 뜨고 돌아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추악한 세상의 오점으로 취급받고 있다.


스크린샷 2025-12-18 115929.jpg


잘 나가던 스타 유아인이 동성 성폭행 미투(?)를 당한 적이 있었다. 궁금해서 그 혐의라는 걸 찾아보았는데, 당최 뭔 말인지 앞뒤 안 맞는 헛소리들 뿐이라 도무지 납득이 안 가더라. 하지만 아직 사법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세간은 이미 유아인의 유죄를 판정 짓고 있었다. 도처에 유아인을 미친 새끼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가득했다. "아니 님들아, 암만 생각해도 이건 너무 말이 안 되는 거 아님?" 하면서 몇 마디 해볼까 했으나, 결국 용기를 내진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유아인은 결국 무혐의를 받았다.(당연하지. 만에 하나 그게 유죄로 나왔다면, 나는 이 나라 사법체계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혐의가 터졌을 때 그렇게 확신적으로 물어뜯던 이들은, 무혐의에 대해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유아인은 그냥 '동성 강간범 슈레기'라는 이미지를 쓰고서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유명인사 누구 추문 어쩌고 하면서 끌어내리는 그런 풍조가 싫다.

평소 내 성향을 잘 아는 이들에겐 의외일지도 모르는 데, 기억하실 분들은 기억하겠지만 나는 '양궁선수 안산'의 그 '오조오억 페미 스캔들' 사태 때도 동조하지 않았다. 박원순에 대해서도 동정적인 논조를 몇 번 냈었는데 우익우파들한테 욕 좀 퍼먹었다. 이후 장제원 사태가 터지고 나선 죽은 게 불쌍하다고 하니까 일부 우익우파들이 조심스레 동조하더라, 하지만 민주진보인들은 날 거칠게 비난했다.


얼마 전 장경태 사건에 대해서도 - 물론 아직 결과는 모르지만 - 장경태 측에 우호적으로 보일 법한 게시물들을 더러 올렸는데, 이는 '유명인사 끌어내리기 희생제의'를 극도로 혐오? 하는 나의 성향에 기인했을 것이다.

조진웅 사태 때도 그가 난동(?)을 부렸다던 90년대 사회적 풍조에 대해서는 비판했지만 죗값을 치른 그 개인에게 세상이 계속 가혹한 건 원치 않는다 했고, 민희진 사건은 별 관심도 없었고, 그리고 지금 박나래 터지는 건...


... 그냥 씨발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사람 하나 죽일련 못 만들어먹어 안달들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제 그런 거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그런거 열광하는 군중들을 보면 좀 뭐랄까, 희생제의 사람 피 맛을 보는데 환장한 하이에나 때를 보는 것 같다. 광인들로 보여 소름이 돋는다.


스크린샷 2025-12-18 114506.jpg


인터넷 밈에서 누군가 그랬다지. 사람들은 도덕적인 게 아니라 그저 저 위에서 설치던 누군가가 과연 어디까지 꼬라박을 수 있는지를 보며 즐기는 것뿐이라고.


이 글을 거진 작성하고 유튜브를 들어가 보니 "충격! 셰프 고든램지의 충격적이고 은밀한 사생활!" 이딴 영상이 대문에 떡하니 올라와있다. 어쩌다 알고리듬 작살난건진 몰겠지만 아무튼 어휴~ 인간들 ㅆㅂ 진짜 어휴~


+전에도 말했지만, 그런 몰락이 고소할 수 있는 건 그 자신 스스로가 그런 방식으로 남들을 물어뜯으며 체급을 올려왔던 케이스 한정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젠더갈등을 분석하는 모 공이들 회원의 신박한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