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저러는 게 아니라 버리려고 저러는 거야!
누차 반복해 왔지만 지금 대안우파세계 헤게모니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건 알렉산드르 두긴류 유라시아주의자들이고, 이들의 사고 패턴을 알면 그걸 좋아라 하는 러시아 밖 다른 대안우파계열 이들의 행동패턴 역시 상당 부분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가 그들을 보며 느끼는 가장 큰 불안은, 그들이 자유민주주의 중심 헤게모니질서를 존중하긴커녕 오히려 경멸하고 혐오한다는 것에 있다.
누차 반복하는 말이지만 그들은 'LGBT 따위로 오염이나 당하는'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하찮고 취약한, 한물간 헤게모니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푸틴처럼 강한 가부장적 지도자가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면서 왕, 황제로써 전근대적 통치를 하는 게 하찮고 이미 무너지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 훨씬 솔직하고 깔끔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질서체제에 대한 존중감이 없다.
'저들'은 그러한 관점 하에서, 결코 북중러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북중러 레드팀의 모습은 'LGBT 따위로 오염이나 당하는 나약해빠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본받고 따라야 하는, 멋진 가부장적 남성성의 표상이 될 수 있다고 여기지. 저들은 대외적으로 중국을 미워하는 것처럼 말하고 다니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에 해가 될법한 일을 하지는 않는다.
(수도 없이 반복한 말이지만, 애초 중국의 가장 혈맹이 되어있는 게 러시아인데, 그 러시아 푸틴체제에 대해선 멋진 가부장적 남성성체제의 표본이라는 식으로 빨아재끼면서 중국만 비난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북중러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의거, 따로따로 흩어질 거라는 생각 역시 일부 종교보수주의자들의 망상질에 불과하며, 이는 이미 '쿠르스크의 북한군'으로 파쇄된 생각이다.)
두긴-유라시아주의자들의 국제외교안보관을 보면 저들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되는데, 일단 저들은 지금처럼 세계가 200개나 되는 '주권국가들'로 분리되어 있는 상황 자체가 아주 우습고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한다. 이들은 이러한 현실을, 일부 서방 자유민주주의 패권국가들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만한 강대세력의 출몰을 막기 위해 나라들을 쓸데없이 쪼개놓은 결과물 정로 여긴다. 때문에 한국이나 우크라이나, 대만, 베트남, 핀란드, 발트 3국, 베네수엘라 등등 상대적으로 소국들은 주변의 비슷한 문명권 강대국에게 속국/식민지 형태로 최대한 흡수당해서 전 세계가 기껏 10여 개 정도의 거대한 제국 패권덩어리로 나뉘는 게 지금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깔끔한 국제구도라 여긴다.(이는 18~19C 제국주의 전성기시절 영국 프랑스 같은 일부 강대국이 세계를 다 갈라먹었던 국제구도와도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저들은 위의 관점에 의거하여
발트 3국, 우크라이나, 핀란드 같은 국가들은 '초강대국 러시아'에 흡수되는 게 맞다고 여긴다.
베네수엘라 같은 남미 소국들은 '초강대국 미국'에 흡수되는 게 맞다고 여긴다.
같은 도식을 적용하면? 한국이나 베트남 같은 유교문화권 나라들은 '중화제국'의 일부로 흡수되는 게 맞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왜 트럼프와 그의 마가 일당들이 각 대륙에 널리 걸쳐져 있는 고전적 자유민주주의 동맹질서를 개무시하는지(ex : 캐나다 흡수합병 드립질, 그린란드 침공 드립질, etc..)
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그렇게 비호의적인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이를 도와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왜 그렇게 미지근한 반응들을 보여왔는지
뻑하면 주한미군을 감축/철군하려 드립질을 쳐대 왔는지
그리고 정작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남미의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그토록 강경하게 나왔는지
이 모든 것들이 마치 하나의 실타래처럼 술술 풀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게 바로 "주권국가를 함부로 침공하면 안 된다."라는 형이상학적 도덕놀음을 떠나서 내가 이번 미쿸의 행동을 매우 우려스럽게 지켜보는 이유이다.
누구 말마따나 저들이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 저랬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나마 우호적으로 여겼을지 모르겠으나, 저들은 평소 자기 스스로조차도 자유민주주의적 원칙과 가치들을 존중하지 않았다. 저들이 정녕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신념적으로 숭앙하고 있었다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는 것 보다도 '이미 침공당했거나 조만간 침공당할 예정인' 우크라이나 내지 대만에 대해 더 강력한 수호의지를 표명했어야 했지만 저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공격은 "대신 우크라이나는 러샤 너가, 대만은 중국 너가 먹어"라는 승인에 더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다.
자랑처럼 반복하는 말이라 초큼 그렇긴 하지만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향방을 예견해서 지금까지 거의 다 맞추어낸 사람이다. 이번에도, 조금만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기를 고개 숙여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우월의식으로 이를 강압적으로라도 전파하려 했던 건 오히려 '조지 W 부시'같은 네오콘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마가류 대안우파는 과거의 네오콘과 매우 다른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