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에서 현금복지로

by 박세환

일전 글에서 '케인즈'로 인해 (마트 창고마다 재화가 넘쳐나는)고 레벨 산업국가에서의 경제위기는 단순한 성장의 문제가 아닌, 분배의 문제라는 인식이 만들어졌음을 설명했다. 케인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대수의 대중들이 엄청난 량의 산업 생산물들을 충분히 소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분배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케인즈는 "단순히 사람들에게 급여를 나누어줄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정부가 나서서 '쓸데없는 일들'을 마구 벌릴 것을 주문했음 역시 언급한 바 있다.("유리병을 땅에 파묻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다시 끄집어 내게 하라.")



자유주의 계열 경제학에서는 정부가 쓸데없이 돈을 뿌리고 다니는 행태에 대해서 극히 부정적이라는 것 역시 설명한 바 있다.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복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정부 개입을 부정한다.

이들은 위대한 시장의 경쟁 원리가 모든 분배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복지와 분배의 필요성을 완전히 부정하진 않았던 비교적 온건한 자유주의자들 역시 존재했고, 이들로부터 독특한 생각이 출현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의 원리에만 맡겨선 안되며, 어느 정도 정부가 개입하여 시장을 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에 반대하지 않는다. 정부가 개입하여 분배를 진행해야 함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애써 '쓸데없는 일'을 벌여야만 하는가? 왜 애써 돈을 줄 명분을 찾아야만 하는가??"


아니나 다를까 케인스주의 하에서 이루어진 많은 정부 프로젝트들은 매번 성과가 좋지 않았다.(물론 케인즈는 그 '성과'를 기대하며 일을 주문한 게 아니었지만….)

"조 단위의 돈을 투자하고서 내무반에 변변찮은 침대 하나도 들여놓지 못하는"상황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했다.

돈을 뿌릴 명분을 찾는답시고 멀쩡한 건물을 때려 부수고 보도블록을 갈아엎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상하고 기괴한 조형물이나 만드는 그런 현상들이 전 세계에서 넘쳐났다.


20200102_185512.jpg


정부 프로젝트들을 통해 빈민들이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 정부에 연줄이 있는, 정부 프로젝트 전문 기업, 자본가들만 부유해졌다. 경기를 부양한답시고 정부가 살포했던 현금들은 매번 '친정부 자본가들'의 호주머니로만 들어갔다.

빈부격차는 별로 완화되지 않았고, 심지어 종종 더 벌어지기까지 했다.


그래서 온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주장을 하게 된다.


"분배를 위해 정부가 굳이 돈을 뿌리고자 한다면, 이상한 명분 찾지 말고 사람들에게 그냥 공짜로 돈을 나누어주라! N빵을 해서 뿌리자.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며 사람들의 머리 위로 화폐를 뿌려라."


"경기 부양한답시고 이상한 정부 프로젝트 같은 거 자꾸 벌려봐야 환경만 파괴되고 자원만 낭비되니까 그냥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주라!"


"쓸데없는 복지들 다 통폐합해서 현금 복지 하나로 퉁쳐라!"


'현금복지'라는 개념은 바로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현금복지의 최종 만렙형태인 '음의 소득세'를 제안했다. 부자들에게 돈을 거두어 빈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어찌보면 '복지'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200301_155324.jpg 밀턴 프리드먼. 1912-2006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활동가의 고립은 자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