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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n 13. 2020

진보가 더 위선적으로 보이는 현상

진보의 목소리가 더 컸다

보수도 위선적인데 사람들이 이에 대해 별로 탓하지 않는 것 같다면 아마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의 스피커 지분 차이 때문일 것이다.

간단하게, 68 혁명(한국 87 혁명) 이후 보수세력은 도덕적 당위를 상실하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 아무리 도덕을 말한다 한들 사람들로부터 신뢰받긴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계속 지지하는 이들은 분명 있었지만 대체로 도덕성에 대한 기대를 보류한 지지였다.


진보는 다르다. 68 이후 진보가 문화시장, 스피커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세상 사람들은 진보를 성웅으로 묘사하는 일방적인 목소리들 속에서 살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그 속에서 진보는 보수랑 달리 순수하고 정직하며 도덕적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형성되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고? 진보도 보수랑 별반 다르지 않았어? 

'실망'이라는 추가 대미지가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ㅇㅇ

요건 생각 못 했지?ㅋ


만약 이순신 장군이 뇌물을 받다 걸렸다면 사람들이 그 사실을 감당해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원균이 그랬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업자득이다. 

진보가 스피커 시장에서 보수의 지분을 박탈하고, 수십 년간 그들을 비도덕적이라 매도해온 탓에 역설적으로 보수는 도덕성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보수 지지자들? 솔직히 도덕성 별로 안 따진다. 보수를 향한 도덕적 공격에 대한 면역이 생겨 버린 것이지.


진보는 스스로 만들어낸 자기 이미지에 발목을 잡혀버린 것이다.


억울해할 것 없다. 더 큰 목소리를 지닌 이에게 더 많은 책임이 들어가는 것은 진보의 사상으로 보아도 지극히 정당하니 말이다. 역량에 상관없이 같은 책임을 물리는 건 오히려 보수의 관점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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