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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26. 2020

문화는 어떻게 소멸되는가?

총칼에 의한 탄압보다 더 무서운 것

영국 웨일스 인들은 켈트족의 후예로 천년이 넘도록 잉글랜드 앵글로들에 맞서 자신들의 켈트 문화와 언어를 보존해 왔다. 그러던 이들이 오늘날엔 켈트 문화의 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웨일스에서 켈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이는 거진 노인들 뿐이고 젊은 층들은 일반적인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웨일스 인들이 잉글랜드에 맞서 천년을 넘도록 구사해 온 웨일스 켈트어는 이렇게 소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설의 아더왕 이래 웨일스의 켈트인들이 잉글랜드에게 위협과 압박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모진 압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천년이 넘도록 자신들의 문화를 보존해 왔는데 정작 총칼 탄압이 사라져 버린, 민주주의와 인권의 근 수십 년 동안 웨일스의 켈트 문화가 급속하게 소멸의 길로 들어섰으니 말이다. 


아더왕의 전설이 살아있는 전설의 카멜롯~


웨일스의 켈트어뿐일까? 

전 세계엔 7000가지의 언어가 있는데 게 중 2500가지가 수십 년 내 소멸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언어의 소멸은 한 민족, 한 종족 문화의 소멸과 때려야 땔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간단하게, 수천 년 동안 주류 민족의 총칼 압박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지켜온 수천 개의 소수 문화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넘치는 현대사회에 들어서서야 비로소 소멸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문화는 총칼에 흥하고 총칼에 망하는 것인가? 일반적인 인식대로 그것이 정녕 맞다면, 위에 언급한 저런 사례들은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다.   


...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쓰인지도 80년이 다 되어간다. '촌'이라고 할 만큼 전 지구적 상호교류가 넘쳐나는 오늘이다. 고도로 발달한 이런 정보화 사회 속에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많은 이들과 최대한 드넓게, 끝없이 교류하여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더 원활히 하기 위해선 가능한 군소 문화보단 주류적이고 거대한 문화양식에 속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적어도 하나 확실한 점은, 과거처럼 성벽을 높게 쌓고 그 속에서 자기 부족만 끼리끼리 알콩달콩 살아가는 삶의 양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수 문화에 속했던 젊은이들은 더 이상 할아버지 할머니의 말과 문화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의 삶을 고민해야만 하며,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길이를 고려하건대 조상의 문화를 계승하기보단 수천 년간 자신들을 핍박해왔던 주류 종족, 주류문화에 포섭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소속 문화의 이전은 별 다른 서류 절차가 없어도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즐기며, 도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것은 더 이상 총칼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의 문제이고 삶, 생존의 문제이다!

자본주의와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는 지난 수천 년간 주류 민족들이 총칼을 동원해서도 해 낼 수 없었던 일을 수십 년 만에 해 내고 있는 것이다.

+꺼지지 않는 별이 뜨는 곳

아마도 아름다운 그 곳은

아더왕의 영혼이 살아있는 전설의 카멜롯이 아닐까

우리는 용맹스런 원탁의 삼총사

발리언트 안 로엔

찬란한 태양이 빛나듯

역사의 빛이 되어 바람 따라 온

지혜롭고 용감한 승리의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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