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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27. 2020

삐그덕 거리는 검찰개혁

납득되지 않는...

검찰개혁이 삐그덕 거리고 있다는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여권 180석의 힘으로 밀어붙여서 공수처법을 통과시켰다곤 하지만 조국에 이어 추미애 장관 역시 튕겨져 나가 버렸고 그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여 이루어 낸 "윤석열 2개월 직무정지"조차 사법부의 기각으로 무효화되었다.

죽은 지 8일 만에 부활한 구세주를 보고 신이 난 우익 우파의 열두 제자들은 사방팔방으로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그들의 복음을 전파해 나아가는 중이다.   


...


조국 난리 때부터 검찰개혁을 지켜봤던 입장에서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먼저, (이미 전에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왜 그렇게 '조국'에 집착했지? 초기 여론을 보면 "검찰개혁에는 찬성하지만 조국은 싫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물론 혹자는 조국이라는 인물이 실제 한 일에 비해 미움을 많이 받는 측면이 있음을 억울해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검찰개혁을 하려 했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추진할 수는 없는 법. 검찰개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힘에 벅찰 상황이면 조국이라는 인물의 개인적 명예회복 문제는 잠시 접어두는 게 옳았다. 



물론 여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 안 그래도 어려운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조국이라는 인물을 끝까지 엮어댔다. 검찰개혁과 조국이라는 개인의 명예회복을 같이 추진하려 했다. 빠른 손절을 해도 부족할 판에.. 아, 이것이 그들의 적들에겐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을까?!


비록 거센 여론의 반발로 장관직은 단명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후에도 여권 지지층 풀에선 "검찰개혁은 조 장관님의 유지"라는 따위의 워딩이 끝까지 돌아다녔다.(지금 이 순간 까지도...) 결과는? 조국이라는 개인의 명예회복도, 검찰개혁도 모두 불투명 해 진 체 당초 조국'만' 싫어했던 여론은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여론으로 이전되었다. 그리고 그 여론전에서의 열세(3:4)는 마지막까지 회복되지 못했고 작금의 위태로움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 여론전도 그래. 애초에 조국은 노무현이나 노회찬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와 같은 이미지를 씌울 수는 없다. 설령 조국이 한 일에 비해 미움받는 측면에 크다고 한들 그건 "좀도둑에게 무기징역이 부여되었을 때의 부당함" 같은 무언가 이지 결코 수난받는 이순신과 같은 이미지는 될 수 없다.(어쩜 죽어야 가능할지도..)



조국은 유비가 아니다. 조조나 사마의지.(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아줌마들에게 사랑받는 외모 곱상한 강남 제비 이미지) 그런 그에게 억지로 유비스러운, 노무현 노회찬스러운 이미지, 수난받는 신념자 이미지를 씌우려 한 시도들 때문에 여권 전체의 이미지는 더욱 어색, 궁색해져만 갔다. 마치 억지 눈물을 흘리는 이명박 내지 힐러리 클린턴처럼 말이지.


결과적으로 여권이 조국에게 그토록 씌우려 했던 '수난받는 신념자'의 이미지는 지금 우익 우파들이 윤석열에게 씌우고 있으며 이는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추가로 윤석열 총장 때문에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라면, 윤이 검찰개혁을 저렇게 강경하게 반대할 걸 미리 예측하지 못했는지도 의문이다. 몰라서 임명한 건지 아니면 아는데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거라 믿고서 임명한 건지..


(혹자의 주장처럼 윤석열이 결코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인물이 아니라면, 대체 여권은 왜 윤석열이라는 허수아비를 상대로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인가?!)


여하튼 돌이켜 보면 이래저래 납득이 되지 않는, 씁쓸한 과정들 투성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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