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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y 29. 2020

진보 보수 성향은 단순한 사상 차이?

감.성.

나는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이 단순한 사상의 차이로 인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가 바로 이재명 경기 지사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생각 외로 '범 보수'성향이라 할 만한 이들에게 나름 먹히는 경향이 있다. 물론 좌우가 다르니 덮어놓고 사생팬이 된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진보인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면 기존 진보 풀에선 이재명 지사에 대한 안티가 많다. 


이재명 지사가 지금은 훅 가버린 안희정 전 지사만큼 우파 친화적이었던가? 별로 그래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지사는 강경 분배 주의자이며 딱히 보수가 좋아할 만한 이념적 지향을 보여준 적이 없다. 하다못해 안티 페미적인 뉘앙스를 냈다던가 하는 예 조차도 없다. 그런데 왜? 거기서 나는 '감성', '정서'를 찾는다.


...



일반적으로 진보 사람들과 보수 사람들은 이론 자체의 차이를 너머 선전 방식이나 언행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이를테면 진보(주로 68 혁명 이후의 신좌파)의 '표현'은 대강 이런 느낌이다. 

예쁘고 귀여운 토끼나 여우 친구들이 나와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서 손에 손을 잡고 "힘들고 어려운 난관이 있어도 우리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 보아요~뿌잉뿌잉*^^*" 이런 거

아니면 달밤에 데이트 중인 남성이 능글맞은 눈빛으로 애인을 바라보며 "박보영보다 김고은보다 우리 자기가 더 이뻐*^^*"라고 말하는, 그런 좀 오글오글한 느낌


혹자는 그게 더 좋을런진 모르지만 이러한 '진보'의 표현법은 보수 사람들 입장에선 지나치게 가식적이며 오글거리고 위선적으로, 기만적으로 느껴진다. 한 마디로 역겹다.  


보수의 표현법은? 마동석같이 쌈마이 한 느낌의 상남자 아재가 군복 재킷 입고 나와서 악당을 한주먹에 때려눕힌다. 그러곤 군홧발로 쓰러진 상대의 머리통을 짓이기면서, 씨익 웃으며 관객들에게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극복하는 겁니다." 이런 게 좀 보수의 표현방식? 이런 건 '진보'가 보기엔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며 가부장적이고 독재, 전체주의스럽다. 



여하튼 진보와 보수의 감성은 좀 다르다. 정서 자체가 좀 다르다는걸 자주 느끼곤 한다. 


특이하게도 (문 대통령과는 달리) '이재명'이라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어떤 '정서'는 전통적인 '진보'의 정서라기보단 '보수'의 정서에 가까운 부분이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많은 보수인들이 이념적 방향성을 떠나 묘한 끌림을 느낀다고 본다. 

그리고 이는 경제적 관점 때문에 좌파로 전향하긴 했으나 여전히 대안 우파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이런 정서적인 부분을 잘 이해할 수만 있다면, 나는 대안 우파로 돌아선 노동계층 남성들을 다시 진보로, 진보라 기보단 '좌파'로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샌더스가 했었고 이재명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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