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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n 17. 2020

"이제 도덕은 신경 안 써도 돼!"

상대편 결집의 단초

작금 범 진보들을 보면 이제 도덕은 더 이상 신경도 안 쓰는 것으로 보인다. "윤미향 거 좀 해 먹었음 어때? 그렇다고 토착 왜구 수구세력 지지할 거야?ㅋ"

어차피 지금처럼 안 도덕적이어도 지지율 나온다 이거지. 그리고 난 지금 범 진보진영을 보면서 5년 전 짱짱했던 박근혜 정권을 떠올린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 정권은 너무나 잘 나갔다.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이 너무나 막강했으니까. 뭘 해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로 다 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지금 당장 지지율이 떨어지진 않는다 해도, 그렇게 막 나가는 모습을 보며 보이지 않는 반감들이 쌓여나가고 있다는 것을 당시 그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16년 총선은 의미심장했다. 공식 조사로는 보수파가 완승해야만 하는데 민주당이 엄청 막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게 바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반감의 갑작스러운 표면화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막 나가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반감이 조금씩 조금씩 쌓이면서 지지부진했던 당시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켜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정윤회 문건과 최순실 게이트. 철옹성 같았던 보수정권은 그렇게 붕괴했다. 



이 시나리오는 과연 박근혜 정권의 이야기이기만 할까? 앞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민주당이 완승을 했다고 말해지는 지난번 총선에도 의미심장한 부분은 있다. 비례 정당투표에선 미래한국당이 1등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범 진보권이 더불어 시민당과 열린 민주당, 정의당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암울한 상황에서 무려 41%나 되는 사람들이 미래한국당을 지지했다는 점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부분이다. 적어도 41%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수, 우익 우파로 정체화 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들은 언제든 다시금 똘똘 뭉쳐 우파정권을 재창출 해 낼 수도 있다. 그러기에 충분한 규모이다. 


특히 더 의미심장한 것은 20대 남성의 보수 지지성향이다. 물론 20대 남성에서도 여전히 범진보성향이 더 높게 나오긴 하지만 다른 성별 세대에 비해 보수 지지성향이 높게 나온다. 이들은 충분히 젊기에, 미래엔 박근혜 정권 때처럼 막강한 보수의 시대가 다시 탄생할 수도 있다. 아, 물론 20대 남성들이 생각하는 이상과 60대 70대가 생각하는 이상은 "같은 보수"로 퉁치기엔 너무나도 큰 간극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범진보' 입장에서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은 아직 안 끝났다!


+범진보 수뇌들이 이런 계산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위험요인이 남아있음을 알고 있다고 본다. 근데 그냥 신경 쓰기가 싫은 거다. 지금 등 따습고 배부르니까 10년, 어쩌면 20년 뒤에 있을지 모르는 파국까지 미리 고민하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좀 풀어지고 퍼져있고 싶은 것이다. 조읍읍 윤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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