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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an 15. 2021

국가의 탄생-사무엘서 8장

고대국가의 성립

신관 사무엘은 나름 착실하게 살았으나 그 아들들 하는 꼬락서니가 참 뭐 같음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무엘에게 가서 "우리도 '왕'이 있어야 하지 않겠음?" 하면서 청원하더라

(여기서 '왕'이란 흔히 말하는 통제와 억압의 수단으로써의 국가, 정부체계를 의미한다.) 


이에 사무엘이 말하길


"미쳤음? 왕(국가) 있으면 왕이 너거 아들들 데려가서 지 수레를 끌게 하고 너님들 데려가서 지 밭을 데신 갈게 할 것이며 너님들보고 추수하게 할 거고 병거와 무기를 만들라고 닦달할 거요 딸들은 델꾸가서 요리하고 춤추고 노래시키다 밤이면 항가항가 할 거고 너님들 가진 물건들 중 가장 조은걸 가져다 지 부하들한테 나눠줄 거고 너님들은 가진 것의 10분의 1씩을 꼬박꼬박 이 뭐 같은 넘한테 가져다 바쳐야 하고 암튼 아주 피곤할 텐데 너님들은 그게 좋음?"(사무엘은 국가가 수립되면 일어나게 될 통제와 억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니 사람들이 


"ㅇㅇ좋음. X 되면 우리가 책임짐"


해서 사무엘이 마지못해 허락하며 이리 말하더라.


"알았어, 왕 만들어 줄 테니 나중에 여호와께 가서 징징 데기 없긔?"


이 이후에 왕 되기 싫다고 드럼통 속으로 쑤시고 들어간 사울 찾아 끄집어내서 왕으로 삼은 건 잘 알려진 이야기..(하느님이 이스라엘 민족 중에 얘보다 더 잘생긴 놈이 없다고 얘보고 왕 하라 시킴)



...


이 대목은, 국가체계를 가지지 못했던 한 민족이 어찌하여 국가라는 이름의 "통제와 억압"속으로 스스로 들어가게 되는지를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 특히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대목이 철저하게 신관 사무엘의 관점에서만 기록되어 있다는 거. 

위에도 나와있지만 사무엘은 자유주의, 아나키즘적 관점에서 '국가체제'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사무엘의 관점에서 기록된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그저 "몰라 슈바 그냥 왕 만들어주세요"이랬던 걸로 나오지만 '왕'을 요구했던 사람들에게 정말 아무런 이유가 없었을까? 


하지만 성서에는 그들의 입장은 그다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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