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Sep 19. 2020

장혜영과 예수이트 운동

신좌파 패러다임의 영구보존을 위한.. 

어떤 한 패러다임, 이데올로기의 엘리트 수장들이 타락했을 때, 사회엔 크게 두 가지의 상반된 요구가 일어난다. 하나는 기존 패러다임 자체를 때려 부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자는 요구이며, 다른 하나는 문제의 본질을 몇몇 일부 타락한 지도자의 개인적이고 도덕적인 실책으로 한정, 기성 패러다임 그 자체에 대해서는 죄를 묻지 말자는 요구이다.  

유럽의 종교개혁 시절 스페인에서는 '예수이트 운동'이라는 일종의 종교적 개혁(?) 운동이 일어나는데 이 운동은 독일과 북유럽 일대에서 몰아치던 개신교 운동과는 전혀 상반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간단하게,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일탈과 타락상들을 바로잡음으로써 가톨릭 체제 그 자체의 해체가 아닌, 가톨릭 체제를 더욱 건전하게 회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은 오늘날까지도 강력한 가톨릭 대국으로 남아있다. 


...


누차 반복된 말이지만, 오늘날 전 세계 신좌파 엘리트들이 타락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세상은 두 가지의 서로 상반된 선택지를 제시받는다. 

68 혁명 이래 반세기를 지배해 온 신좌파 이데올로기, 그 패러디임 그 자체를 거부하고 해체시킬 것인가?(ex : 트럼프와 대안 우파들)



아니면 문제의 본질을 일부 엘리트들의 개인적 일탈 수준으로 치부하고 그 정도만 단죄함으로써 68 혁명 포스트모던 신좌파 이념 그 자체는 더욱 보존/강화해 나아갈 것인가?  


진중권 내지 정의당 장혜영, 거기에 '인민무력'당까지, 입만 열면 586 민주화 엘리트들의 타락상을 부르짖는 주류 스피커들의 지향점은 너무나 당연하게 후자로 보인다. 이들은 오직 586 엘리트 개개인의 도덕적 일탈만을 지적할 뿐, 68 혁명 신좌파 포스트모던 이데올로기 그 자체에 대해서는 일절 문제 삼지 않는다. 


여성의 피해자성은 여전히 숭고하기만 하며, 이슬람은 억압받는 불쌍한 피해자이고 청소년들의 일탈은 동정과 연민으로 봐주어야만 하겠지. 그래, 그 어떤 '이념적' 비판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 진보 엘리트들의 타락상이 너무 심해 도저히 모션 없이 그냥은 넘어갈 수 없게 된 지금, 주류 스피커들은 신좌파 이데올로기의 영구 보존을 위해 문제의 본질을 일부 타락한 신좌파 지도층의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는 '신좌파의 예수이트 운동'을 전개 중이며 그 궁극적 목적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현 신좌파 패러다임의 영구보존에 있다.

장혜영은 연설하고 주류 스피커들은 열심히 띄워준다. 




 


작가의 이전글 68 혁명 포스트모던 신좌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