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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07. 2020

구고신 교수

다중의 관심이 쏠리는 지점

하종강 교수님. 갓 띵작 '송곳'의 구고신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전에 우연찮게 이 분의 강연을 들을 일이 있었는데 갠 적으로 "구고신은 다르구나~"라고 느꼈던 부분이...

... 소위 노동운동을 했다는 분들은, 더 나아가 '진보'를 했다는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반항아이고  저항 자였는지를 스펙처럼 과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가 화염병을 얼마나 잘 던졌는지, '제복을 입은 자들(군/경)을 상대로 얼마나 가열하게 싸워왔는지.

아니면 힙스터 보헤미안으로써 얼마나 반항적인 마약/섹스 생활을 해 왔는지 말이다.


하지만 좌파 경제를 설명하며 하종강 교수님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얼마나 힙하고 열정 넘치는 반항아 투사였는지"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오직 "좌파 경제가 어떻게 다수 대중의 실질적인 삶을 향상하는지"에 대해서 경제학적으로, 그리고 가능한 쉽게 설명하려고 했다.       


...



많은 진보인들이 자신의 '반항'을 자랑하려고 하지만 '그런 것들'은 더 이상 대중의 관심사가 아니다.(한 줌 골수 진보 활동가들의 관심거리일 뿐이다. 마치 칼각으로 다린 A급 군복이 민간인들에겐 아~~ 무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처럼)

대중들은 지금이 '반항과 저항의 시대'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저항'은 여전히 중요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그러한 맹목적인 반항과 저항조차 그 자체로 숭고할 수 있을 정도로 '진보들'이 절대선의 위치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대중들의 관심사는 좌 우를 떠나 어떤 이념, 정책, 방향이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궁극적으로 '내 삶'을 어떻게 향상하는 가 하는 것에 있다.(그리고 샌더스는 이 부분을 잘 파고들어갔던 인물이었다.)  


하종강 교수님이 제시한 어떤 경제적 도식에 모두 찬성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사람은 노동운동가로써 대중들이 뭘 궁금해하는지를 알고 있었던 사람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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