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Nov 18. 2019

자유시장과 끝없는 경쟁 2

외부의 개입  없이 시장원리만으로 독점 해체가 가능할까?

한번 커지기 시작한 주체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작아지는 주체는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작아져 간다. 자, 이제 시장에서 우월적 위치를 확보한 A는 승리의 쐐기를 밖을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마지막 펀치가 들어갈 차례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A는 1이라는 단위 가치를 원가 3000원에 생산해 낼 수 있다. 불행히도 A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처진 B는 1이라는 단위 가치당 6000원이라는 원가를 들여야만 한다.


자, A는 1 단위 가치만큼의 상품을 원가도 안 되는 2000원에 팔기 시작한다. 물론 이 상황은 A에게 손해이다. 이 상황에서 A는 1 단위 가치를 판매할 때마다 10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B의 상황에 비하면 여유롭다. 이런 A와 경쟁하기 위해 B 역시 1 단위 가치를 2000원 내지 그 이하로 낮추어 팔아야만 한다. 이때 B가 입는 손해는 1 단위 가치 판매 당 무려 4000원 이상이 된다!


서로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A는 이미 B보다 쌓아놓은 등치가 크기 때문에 그리 쉽게 죽지 않는다. 그러나 안 그래도 A를 상대로 힘겹게 겨뤄오던 B는 사정이 다르다. 결국 B는 이 출혈경쟁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게 된다. 그리고 B의 퇴출이 확정된 시점에서, A는 1 단위 가치당 판매 가격을 20000원으로 올려버린다^오^ 그간의 손해를 만회해야겠지?


A의 횡포를 보다 못한 일부 사람들이 힘을 모아 C라는 회사를 차려서 A에게 도전하려 한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는 C는 절~~~ 대 A만큼의 덩치와 역량을 확보한 상태일 수 없다. 당연히 A는 B를 무찔렀던 바로 그 과정을 다시 되풀이한다. C마저도 시장에서 퇴출되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는다. 보통 한강을 가지ㅇㅇ.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어느 누구도 A의 아성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완전 자유시장 하에서 이것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의 개입뿐이리라. 그런데 그렇게 되면 더이상 '완전 자유시장이 아니게 되는거지ㅋ) 



시장 속에서 이 과정은 경쟁을 하고 있는 주체들 간 끝없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는 최후에 살아남은 몇몇 소수의 거대 주체만이 남게 된다. 삼성 애플 흉기 차 농심 etc. 독과점 상태는 그렇게 고착되는 것이다.


서로 비슷비슷한 과정에 의해 그 위치에 오른 이들이기에 하는 짓거리도 비슷하며 이즘 되면 재화의 가격 탄력성은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에(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걸핏하면 가격만 상승한다. 카르텔을 막고 싶지만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카르텔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같은 산업에 투입되어있는 경쟁 주체가 최대한 많이 존재하는 것뿐이다.


어떤 시장 자유 쟁이들은 거대 독점자본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라고도 말한다. 물론 그것은 더 긴 이야기가 될 것이며, 이는 차후에 다루게 될 것이다. 여기선 그저 과연 자유시장 내에서 한번 형성된 독점체제의 '자연 해체'가 이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만을 논했을 뿐이다. 


시장 쟁이들은 제발 완전 시장에서 동네 시장 떡볶이 가게도 노오오오오오오오오력을 통해 삼성 LG를 능가할 수 있다는 개연성 제로의 시장자유 3류 소설 좀 그만 팔아먹자. 정부 개입 없이 완전자유시장에서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떡볶이 가게 노오오오오오오오력할 동안 삼성 LG는 그냥 놈?? 

차라리 고전소설마다 항상 등장하는 "그때 하늘에서 한줄기 섬광이 내려와 적들의 눈을 멀게 하사 영웅은 그 틈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가 더 개연성 있을 듯. 데우스 엑스 마키나ㅇㅇ



+물론 현실 경제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기에, 리 사수 같은 '영웅'도 등장하고 이로 인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대기업이 그 지위를 상실하고 몰락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문제는 빈도. 만약 시장 속에서 한번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대기업이 그것을 지속하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30년이라면, 그 30년은 너무 길다는 것. 사실 10년도 길다!


++울창한 숲의 화재는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번개와 같은 자연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화재는 기존 거대 나무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그간 그 나무들에 의해 기를 펴지 못했던 작은 씨앗들이 거대 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순환'을 더 빠르게 하기 위해 관할 공공기관에서 '인위적으로'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만약 규모의 경제가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믿는다면 지금 당장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 주식에 전재산을 몰빵 투자하라!"이건 정말 주식투자를 해 보았다면, 하한가를 한 번이라도 먹어 봤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주식투자는 '지금' 가장 큰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성장할 회사에 하는 것이다.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는 시장의 현실과 정부의 눈치 속에서 이미 그 최상의 성장을 이루어낸 상태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말마따나 그런 회사 주식을 샀는데 정부의 반독점법 철퇴를 처먹기라도 한다면? 그전에 탈출하면 된다? 


하한가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안다. 나쁜 뉴스가 있는데 밑바닥 개미 나부랭이가 소식을 접할 정도로 공표되었을 땐, 주가는 탈출 기회를 주지도 않고 바로 하한가로 직행한다. 10000, 9900, 9800, 9700 이렇게 탈출 기회 다 주면서 천천히 내려가지 않는다고. 3분 내로 하한가 추락해서 호가창 매물 백만 주 쌓인다. 장 마감 이후 뉴스 터졌다면? 빼도 밖도 몬하고 담날 시초가 하한가로 들어가는 거지ㅋ

이런 상황에서 먼저 탈출할 수 있는 이는 '내부정보'를 아는 이 뿐인데 그것은 이미 정상적인 거래방식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