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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05. 2021

"대중의 정치 관심도를 줄여라!"

가장 사악한 독재자나 할 법한 생각

근래 페이스북의 검열 강도가 부쩍 증가했다. 페북을 돌아보면 "아니 이젠 이런 것도 검열하냐?"라는 페친들의 하소연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나 역시 몇 방 '먹은' 상태이기도 하다.

이는 아마 '대중의 표현을 검열하려 하는' 오늘날 범 세계 진보 신좌파-리버럴(현대 진보) 엘리트들의 흐름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알 만한 이들은 다 알겠지만 세계 '진보'가 원래부터 이러진 않았다. 68 혁명 이래 이들은 언제나 항상 '표현의 자유'를 끼고돌았다. 자신들이 저항자의 위치에 있을 때, 그들은 항상 표현의 자유를 들먹였다.

물론 그 자유의 유효기간은 어디까지나 그 '자유의사 표현'이 충분히 진보적이었을 때 까지만으로, 높으시고 잘나신 신좌파-리버럴 엘리트님들 보시기에 흡족할 경우만으로 한정되어 있었더랬다. 



대안 우파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많은 대중들이 '표현의 자유'속에서, (더 이상 진보가 아닌) 대안 우파적인 목소리들(페미니즘 반대, 이슬람 거부, 이민 반대, etc..)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들 잘 알다시피 이젠 더 이상 저항자가 아닌, 지배자가 되어 있는 세계 진보 엘리트님들께선 대중들에게 너무 과한 자유권이 주어졌다 여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고통받는 약자들을 구원해야 한다."는 너무나 아름다운 명분으로(모든 독재자들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깨나 그럴싸한 정치적 명분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하다못해 부카니스탄 김 씨 왕조 조차도 그러하다.)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기 시작한다. 

정치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꼭 영창에, 남산에 끌려가던 풍조가 온라인 세계 속에서 다시 구현되는 중이다.

...

주커버그 : 정치적 콘텐츠의 노출도를 줄이기 위해 노오오오오오력 하겠다.

... 너네 무식하고 못 배운(언 에듀케이티드) 대중놈들이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가지면 꼭 대안 우파로 빠져드니까 그냥 니들은 정치에 관심 자체를 가지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이다. '엘리트들에게 허락받은 정치 사회'가 아닐 거면 그냥 정치 사회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거지.
이는 본질적으로 전두환의 3S 정책(Sports. Screen. Sex) 취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우매한 대중놈들이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가지면 꼭 사악한 뿔괘이 사상이 튀어나오니 그냥 늬들은 정치 얘기 같은 거 하지 말고 3S나 해라!


미개한 대중놈들에게 정치 사회에 관심 가질 기회를 주면 꼭 대안 우파(페미 싫어, 이슬람 싫어) 같은 소리가 튀어나오게 되니까 그들이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가질 기회 자체를 차단해야만 한다! 아... 대체 언제부터 '진보'가 이러한 천태만상을 용인하게 되었는가!


설령 '대중들'이 헛소리를 좀 했다 치자! 그들이 몇몇 헛소리를 했기로서니 그런 이유로 "그들의 정치 관심 기회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는 건 (진보가 그토록 비난해 왔던) 가장 극악한 독재자들한테나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들이 설령 일부 잘못된 생각과 주장을 표출하고 있다 한들, 그런 빌미로 그들을 검열하며 그들의 정치참여 의지를 꺾으려 해선 안됩니다. 오히려 더 많은 정치 관심을, 그리고 더 열띤 토론의 장을 제공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이게 '진보'가 보여야 마땅한 더욱 바람직한 주장 아니냐?! 언냐, 나만 그렇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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