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Jun 12. 2021

호명을 두려워하지 말라

도망치면 없어 보인다.

민주진보진영에서 한 두 번 들은 게 아닌, 그러나 나는 초큼 생각이 달랐던 부분에 대해서..

"너무 솔직해선 안됩니다. 과격하거나 극단적인, 혹은 초라한 무언가로 여겨지지 않기 위해, 신사적이고 매너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적당한 포장? 위선? 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날 범 세계적으로 형성된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자 이미지는 상당 부분 저 방침으로부터 기인했다고 본다.


모든 정치 사회적 대립구도에서, 상대방은 우리를 극단적이거나, 미쳤거나, 과격하거나, 쓰레기인 무언가로 매도하려 해 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사람들은 항상 여기서 도망쳐 다녀왔고 말이지.


"동성애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걸 보니 당신은 X꼬충인가 보군요."
"페미니즘을 거부하는 걸 보니 당신은 대안우파 찐따인가 보군요."
"분배를 주장하는 걸 보니 당신은 사회주의 빨갱이인가 보군요."

... 난 이럴 때마다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야 데헷*^^* 날 절~대 그렇게 오해하지 말아 줘^^;;" 라 말하는 이들이 너무 없어 보여서 싫었다. 


미셸 우 웰백이 멋있었던 거? 이 사람은 '그런' 공격이 들어왔을 때 바로 받아쳤거든.

"그렇다고 내가 딱히 대안우파인 건 아니긴 한데.. 아.. X발 만약 그렇다면 네가 어쩔 건데!"

이런게 멋지지 않은가?

버니 샌더스가 왜 멋있어?
"우리는 더 이상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두려워 해선 안됩니다! 저는 (민주적) 사회주의자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그래 X발 나 빨갱이다 어쩔 건데!"

사람들은 이런 '트럼프스러움'에 환호하는 거겠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했다고 해서

이런 '(가식과 위선, 포장지를 벗어던지는)트럼프틱한 거침없음'에 대한 대중의 니즈가 사라지진 않을 거라고 본다. 아마 앞으로도 그 니즈는 존재할 것이며, 오히려 더 커져가겠지.


"ㅇㅇ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ㅋ"

물론 직접 언급하긴 좀 그렇지만 시도 때도 없이 분노를 표출하는 뒤틀린 과격분자들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은 주변의 많은 이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짜증을 유발하지. 당연히 '주변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항상 분노에 쌓여 있어서도 안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어떤 '호명'에 대해서 두려워 해선 안된다는 거. 사실 정치사회의 논의의 장에 싸움을 하러 나온 이라면 어떤 호명 따위를 두려워 해선 안된다.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 정도로 항상 투덜거리고 있는 것"과

"특정 호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쿨하게, 무덤덤하게 넘어가는 것"은 분명 다르다.   


팬과 자신이 서로를 바보, 침팬지로 '호명'하며 장난치고 즐길 줄 아는 BJ 우악굳의 미덕 같은?

+도망치려 하면 추격해서 때리고픈게 공격자의 심리. 하지만 "그러면 어쩔 건데?"하고 방패벽을 치고 맞서는 적이라면 한 번은 움찔하게 되지.


 


작가의 이전글 이준석 당선! 그리고 그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