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중심적 사고와 진영중심적 사고

두 가지인간형

by 박세환

창천항로라는 삼국지 기반 만화에서...


사로잡힌 관우가 손권에게 묻는다.


"너는 X발 인간이 왜 그러냐?"


손권이 답한다.


"오(吳)는 나의 집이다!"

깨나 멋지게 나왔던 이 장면을, 그러나 처음 보았을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더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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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에서 관우의 포지션은 전형적인 '신념자'이다. 유비의 부하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정리 관계에 가깝고, 실제 행보에 있어서 일방적인 복종을 하는 건 아니다. 관우는 개인적으로 옳다 생각하는 길을 찾아가는, 특정 진영 내지 세력보단 무언가 자체적인 철학적, 이념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인간형에 가깝게 묘사된다.


그런 관우에게 있어서 '붉은 수염을 단 강동의 쥐새끼'는 도~저 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다. 이 자는 정치공학적이다. 어떤 '절대적 올바름에 대한 신념'따윈 애초부터 존재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때론 빨간색 옷을 입어선 안된다 주장하다가 상황에 따라 바로 말을 바꾸어 빨간색 옷을 입어야만 한다 말한다. 여성의 인권은 중요하고 페미니즘 만세지만 또 이슬람의 여성 억압은 문화상대주의로 포용해 주어야 한다고 지껄인다.

어떤 논리적 정합성 따윈 진즉에 옆집 개 먹이로 팔아버린, 전형적인 그런 인간이다. 쥐새끼 같은 녀석!

"오(吳)는 나의 집이다!"

그렇다. 손권은 애초부터 (관우가 알고 있듯) 어떤 논리적 정합성의 극단 따위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 일이 없다. 그는 그저 '오(吳)'라는 자신의 집에 충실할 뿐이다. 오나라라는 '진영논리'에 충실하며, 오나라의 이익을 위해 끝없이 말을 바꾼다. 애초에 무엇이 철학적으로 절대적인 정답인지 따위 관심 가져야 할 이유가 없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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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간형이 옳은 인간형인지에 대한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하간 나의 결론은 붉은 수염을 단 강동의 쥐새끼

+여몽이 관우를 비난한다. 촉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관우는 촉이라는 '진영논리'에 충실해야 하는데 진영논리보다 자신의 일관된 신념에 더 충실했다고. 그건 '신하의 자세'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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