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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n 21. 2021

언변과 강한 신념

진정성 있는 신념이 표출되는 장면

하도 시험! 경쟁! 능력! 거려서 슬슬 이준석이 싫어지는 중이긴 한데
그럼에도 '그' 이준석이 불러온 긍정적인 기류 역시 없진 않을 것이다. '한때' 페미니즘 열심히 때렸다는 거 말고도 말이지.

그 좋은 기류 중 하나가 바로 '말 잘함에 대한 칭송'이다.


노무현 이후 민주화 세대가 한창 승승장구할 적에 (기성)우파들은 참 정말 말을 못 했다.

말을 못 했던 우파들은 독특한 변명 담론을 만들어 자기 방어에 임했는데, 그 변명 담론이란?

"말 잘하는 이는 말만 잘하는 사기꾼이다! 우리 우익 우파는 말은 잘 못하지만 묵묵하게 일을 잘한다!"

ㅋㅋㅋㅋ
말을 잘 못한다는 건 애초에 신념이 없다는 거야!


신념자가 무엇이고 어떻게 알아보는가 여부를 논하는 건 여전히 난해한 일이겠지만 그중 하나 명확한 건, 기회가 있을 때 타인들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내 보일 수 있냐는 거다. 20년 전 기성우파들은 죄다 주류 기득권에 붙어먹던 십상시 같은 것들 뿐이라 신념자가 없었고, 당연히 스스로의 소신을 내 보일 줄 아는 놈 역시 아무도 없었다는 비참한 현실을 이따구로 변명해 왔던 거지!


시간이 지나 '그' 민주화세대가 새로운 기득권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즈그들도 이래저래 꿀리는 게 많아지고 이들의 기득권에 반발한 젊은 대안우파 현상이 우후죽순 일어나면서 이들 중에 말 잘하는 이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꿀리는 게 많아진 새로운 기득권 민주진보진영은 그 '말 잘하는' 비판자들을 피해 이래저래 도망 다니기 바빠졌고 말이야. 마치 자신들이 공격해 물어뜯어왔던 산업화 세대 엘리트들이 정확히 20년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

지배자에서 저항자의 위계로 굴러 떨어진 우익 우파진영엔 다시금 불만에 찬 젊은 언변가들이 들어차기 시작했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이준석의 '새로운' 우익 우파들이 '언변술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기 시작한 거야.

...


이즘 되면 느끼겠지만 '능숙한 언변'이란 결~코 싸구려 잔기술 따위가 아니다. 오랫동안 축척된 깊은 문제의식의 발현인 거지.


정치 사회 논의의 장에서 가지는 문제의식은 종종 사교 무대에서의 사랑감정과 비슷한 면을 보인다.

사랑에 빠지면 자나 깨나 그 사람만 생각나듯, 진정한 정치 사회적 문제의식(신념)을 가지게 된 이는 자나 깨나 그 문제의식만을 생각하게 된다.(ex : 기본소득, 페미니즘, 성과주의, 정체성 정치 등등에 대한 찬성 or 반대 여부) 


부수적 필요성(돈. 권력. 명예, etc..)에 의한 억지 사랑 연출은 반드시 티가 나기 마련이듯, 정치 사회 논의의 장에서 역시 돈, 권력, 명예를 위해 거짓으로 문제의식을 연기하는 이 역시 반드시 그 티가 나기 마련이다.

자나 깨나 기본소득만 생각하는 이와 돈, 권력, 명예를 위해 억지로 기본소득에 합류하게 된 이는 관련 성찰의 양과 질에 있어 필연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성찰의 양과 질이 모두 빈곤한 이가 논쟁에서 내 보일 수 있는 언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한 신념'의 여부는 그렇게 갈리는 것이다. 



+20년 전 기성우파건 오늘날의 기득권화된 민주진보건. 

돈, 권력, 명예를 위해 곡학아세와 지록위마를 일삼으며 상층부로 올라가 살아남은 십상시들 따위에게서 멋진 언변 같은 게 나올 리 없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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