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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22. 2021

류호정은 어떤 걸 대변하는가?

68 혁명 X세대들의 낡은 새로움

아무리 동질감을 찾으려 해도 결국 어쩔 수 없이 나는 대안우파의 영혼을 가지고 있고 고로 기존 민주진보진영 사람들과는 도~저 히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이 드는 몇몇 지점들이 있는데 류호정 장혜영. 특히 류호정에 대한 호의를 볼 때마다 그러하다. 

과정적으로 차이가 있으면 이는 조율이 가능하겠지만 최종 목적지 자체가 갈리면 아예 함께할 여지가 없는 법.


"아니 대리랭 없애는 게 무려 님의 최종 목적지 씩이나 되어야 해요??"

... 류호정 개인이 아니라 그 류호정이 상징하고 있는 것. 그 기류, 그 흐름, 그 담론.

그것이 바로 내가 민주진보진영에서 가장 궁극적으로 척결하고파 하는 부분이며 사실 지금까지 죽어라 비판해왔던 페미니즘조차도 이를 이루기 위한 중간과정 즘 될 뿐이다. (우파 쪽 최종 척결 대상은 당연히 시장 경쟁 신봉자들인 거고.)

...


류호정은 무엇을 '대변'하지? 어떤 정신을 대표하려 하지? 


서구 68 혁명 한국 X세대 정서.

무언가 선생님 말 안 듣고 날라리들이랑 어울리면서 술 담배, 마약과 방탕한 성관계를 즐기는 게 마치 굉장히 깨어있고 힙해 보였던 '그 시절 오렌지족'의 정서! 

그런 삶의 태도가 없어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식의 삶의 태도를 되게 힙하게, '전위적으로' 바라보는 철 지난 민주진보 정서 바로 그것이다. 그런 게 보헤미안 정신이라나?ㅋ


억겁을 반복한 이야기지만 이제 '그런' 삶의 태도는 그냥 수많은 삶의 태도들 중 하나의 옵션 그 이상, 이하의 의미가 없는데도 옛날 아재들은 "야!~ 힙하다! 우리 X세대 한창 시절을 보는 것 같다~ 멋지다!" 이러면서 좋아하지.


사실 '그런 삶의 태도'는 포스트모던 이후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서 역설적으로 오늘날엔 찐따 범생이가 더 전위적일 정도인데도 낡은 민주진보 어르신들은 여전히 '저런 태도'를 깨나 전위적, 저항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우~ 아재 소주 쩐네~~ 



매번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전 세계 민주진보(리버럴)들이 그렇게 멋지다고 물고 빠는 자유분방한 힙스터 날라리 보헤미안 오렌지족. 이런 것들은 버릇없고 제멋대로였던 배부른 부르주아 귀족 자제들의 삶의 방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일뿐 밑바닥 아서플렉들의 삶을 대변하진 않는다.


문제는 민주진보진영에선 젊은이들 조차도, 스스로 깨나 주류 비판적이라 여기는 이들 조차도, 아직도 여전히 '저런 태도'에서 어떤 전위성과 저항성을 찾아내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중2병 보헤미안들을 볼 때마다 (내가 등졌던..) 우파진영을 향해 다시금 전력 질주하고픈 충동을 억누르기가 어렵다. 


신좌파들이 주류 질서에 합류할 적에 가장 많이 팔아먹었던 이미지들이 바로 '그런' 이미지들이었다. 적당히 술 마약 섹스 등의 방탕한 모습을 보여주며 "나는 힙하고 전위적이고 저항적이에요~(윙크)" 한번 해 주면 노동계층의 실질적인 삶을 다루는 샌더스스러운 문제의식들은 그냥 우선순위에서 천리만리씩 밀려나버리는 거지.


새롭게 좌파의 대안이 되고자 하는 이라면, 지금 류호정이 대변하고자 하는 '바로 그런 이미지'들을 마땅히 페미니즘 이상의 표적으로 여기기를..


+하다못해 페미니즘엔 일말의 타협 가능지점들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보헤미안 정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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