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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04. 2021

능력주의와 사회주의

능력주의와 좌파의 부정교합?


일반적으로 '능력주의(성과주의)'라는 개념은 좌파경제, 사회주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 나를 비롯한 좌파들은 능력주의라는 가치관을 대체로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능력주의가 좌파경제, 사회주의와 전~혀 대치되지 않는다는 관점을 가진 이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진정한 능력주의의 궁극이 바로 (자유시장이 아닌)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오늘날 심심찮게 나타나는 젊은 대안우파들의 능력주의 정서를 애써 반대하지 않아도, 이를 사회주의를 향한 바람으로 얼마든지 전환시킬 수 있으리라 주장한다.



유능력한 이가 성공하고 무능력한 이가 실패하는 게 바람직한 능력주의인데 실재 시장경제 하에선 기존에 깔린 바탕의 불균형으로 인해 유능한 이가 빛을 보지 못하고 반대로 무능력한 이가 '깔린 바탕'덕에 승승장구하는 일이 얼마든지 발생하고 있기에, 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능력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좌파경제가 필요하다나?

...

당연히 내게 썩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들은 '불평등' 그 자체를 문제시하는 게 아니라 단지 무능력한 이가 귀족이 되는 상황만 반대할 뿐이다. 


바꿔 말하자면, '문제의식'은 끝을 모르는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아니라 그저 능력이 떨어지는 이가 귀족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정도로 한정되며 고로 능력에 기반한 계급 분할이 이루어진다면 아무리 격차가 벌어지고 하위계층 사람들에게 그 어떤 고통이 주어진다 해도 그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 

'진정한 공정경쟁' 하에서, 마크 주커버그나 워런 버핏, 빌 게이츠처럼 누가 보더라도 유능한 이들이 압도적인 부를 거머쥐고 이를 기반으로 한 불평등이 이루어지는 건 전혀 상관없다는 이야기.

꼬우면 너님도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력 해서 귀족이 되시던가효. ^오^


이게 어떻게 사회주의이고 좌파경제인가?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시장자유 우파들이 골백번도 더 팔아먹어온 그 이야기 아닌가! 그게 바로 이준석이 말하는 '공정경쟁' 이야!

??? : "모두가 같은 무기와 방패를 보장받고 콜로세움으로 들어가는 세상"




불평등과 빈곤 그 자체를 문제 삼지 않은 체, 그저 현실의 계급 구분이 능력의 격차를 온전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만 문제 삼을 것이라면, 그것이 어째서 좌파인가! 

+그러니까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해 일자리의 대량 삭제가 진행되면 기계에 밀려나 그 쓸모를 상실한 다수의 노동계급 사람들은 그냥 다 닥치고 굶어 죽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아무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거지? 일단 그게 너는 아닐 거 같지? 의사 판사도 삭제된다는데 그대의 삶은 부디 끝까지 안전할 수 있기를..


++마르크스가, 레닌이, 기껏해야 '능력주의' 더 잘하자고 그 난리를 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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