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Jul 07. 2021

공산주의에서의 능력과 성과

땀방울의 양

전편 :  https://brunch.co.kr/@pmsehwan/384



모든 걸 돈으로 평가하는 시장의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공산주의가 탄생했음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공산주의 사상이 방대하여 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 하지만, 가장 중추적인 뼈대 정도는 말해볼 수 있을 것인데 바로 '노동 가치론'이다. 


전편에서 언급했 듯, 시장에선 사람마다 지닌 여건과 정보의 차이로 인해 누군가는 방에서 뒹굴면서 수백수천의 돈을 벌어드리는 데 누구는 뙤약볕 아래서 하루 12시간씩 죽도록 일 하면서도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한다. 때문에 공산주의는 가치평가방식에 있어 전혀 다른 잣대를 들고 나왔는데 바로 "땀방울의 물리적인 양"이었다.
간단하게, 공산주의에선 땀방울을 더 많이 흘린 이가 더 가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누차 반복돼 온, "누군 뒹굴면서 돈 벌고 누군 하루 12시간씩 죽도록 일 해도 어쩌고.." 하는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좌파들이 좋아하는 슬로건 : "땀방울의 가치")



일전에 "마르크스 레닌이 고작 능력주의 더 잘하자고 그 난리를 쳤냐?"라고 따졌었는데 일정 부분 맞는 말 이기도 하다. 사실 마르크스도 '정당한 능력과 성과'에 대해 누차 강조하긴 했었다. "과연 무엇이 능력이고 성과인가?"를 판단하는 잣대 자체가 전~혀 달라서 그렇지ㅇㅇ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단순히 땀을 많이 흘린 게 더 많은 가치를 보장한다면, 뙤약볕 모래사장에 나가 모래성을 열 번 쌓고 열 번 허무는 행위도 가치 있다 말할 수 있는가? 어차피 시장에서 팔리지 않을게 뻔~한 무가치한 물건을 백개 천 개씩 열심히 만들어내면, 이 역시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공산주의의 바탕이 노동 가치론이듯, 그 몰락 역시 노동 가치론의 모순으로부터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테면, 공산주의 국가에선 쓸모없는 기획과 열정, 땀방울들이 너무 많이 남발되었던 것이다!
 

...


시장이 아무리 문제가 많다고 해도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 시장에 대한 조정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산주의 국가에서 유효했던 일부 기획들이 보조적으로 동원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데, 이미 그 실패가 명확한 공산주의와 노동 가치론 그 자체를 시장의 모순에 대한 대안으로 삼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함인지 명확지 않은 땀방울 그 자체가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명확한 이득이(공리건 사리건..) 보장되지 않는 노동이 오직 땀방울 만으로 가치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한 땀방울이었나?"를 따지면서, 노동에 대한 보상 역시 이를 감안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자유시장에서의 능력과 성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