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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ug 15. 2021

최종적 승리를 눈앞에 둔 탈레반

알라후아끄바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최종적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또다시 떠들고 있지.
"미쿸과 서방이 지금 아프간 정부군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 어째서 이 모양인가!" 


사실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쿸과 서방은 중동에서 자신들에게 친화적인 무장세력을 키우려고 별의별 쌩 쑈를 떨어왔지만 열의 아홉은 성과가 좋지 않았다. 서방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먹는 무장세력들은 항상 전장에서 자신들보다 훨씬 가난한 반미 반서방 계열 무장세력에게 무력하게 털리곤 했다.


이는 유물론적으로는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다. 관념론이다. 철~저하게 문화 관념적인 문제이다!


...



무슬림들과 약간이라도 부대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이들의 머릿속엔 미제-서방-이스라엘은 악(惡), 그 반대편은 선(善)이라는 도식이 너무나 강하게 잡혀있어 어지간하면 바뀌지 않는다. 미제 서방 조종자 이스라엘을 척결하고 신성한 초기 이슬람 제국 시절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막강한 회귀본능이 그 옛날 시라센 제국 시절로부터 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다.



때문에 친미 친서방의 깃발을 세우고 여기에 아~무리 많은 지원을 하려 해도 중동인들은 여기서 돈만 받아먹으려 할 뿐 실제 전장에서 '받아먹은 값'을 하려 하지 않는다. 반면 반미-반서방-반 이스라엘 깃발을 꽂아놓으면 별 다른 지원이 없어도 열심히 싸우려 한다.

때문에 별 다른 변수가 없을 경우 서방의 "중동에 쓸만한 친서방 무장세력 키우기" 프로젝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실패했 듯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실패해 가게 될 것이다.



뭐, 그나마 좀 쓸만했던 게 쿠르드족 무장세력들이었는데, 이들에겐 "쿠르드 민족 자치권 확대-독립 확보"라는 무엇보다도 막강한 이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기 수십 년 전부터 그래 왔다.


...

특이한 게, 그나마 중동의 친미 친서방 영역이라는 걸프의 왕정 국가들(오바마-트럼프를 거치며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때려하는 모습을 보이자 걸프국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이 지원하는 세력들은 그럭저럭 쓸 만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래도 현지인들의 심리를 잘 알기 때문에?


물론 이들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은 친미 친서방의 깃발 따위 들지 않는다. 걸프의 술탄들은 친서방 반서방 여부를 떠나 그저 즈그들의 이득이 되는 세력에게 지원을 해 줄 뿐. 대표적으로 알카에다가 있다.


+통념과는 달리 중동인들이 처음부터 서방을 싫어하진 않았다. 중동전쟁에서 서방이 이스라엘 편 들어줘서 그렇게 돼 버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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