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똑같다.
민주화와 산업화로 갈려 치열하게 싸워 온 현대 한국의 정치지형 속에서 2030대는 일종의 스윙보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2030, 소위 말하는 '민지(MZ)들'은 민주화와 산업화 어디에도 충성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이지만, 마치 이게 태생적인 특성인 양 말하는 이들도 있다. '민지들'은 선천적으로 중립 쿨병에 걸려있는 종자들이라 특정 진영에 충성하길 원치 않는다는 류의 이야기들...
하지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사람이 정치 진영에 충성하는 게 옳으냐 그르냐 여부를 떠나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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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세대가 산업화 정당에 절대 충성을 보이는 건 산업화 정당이 말 그대로 산업화 세대 삶의, 서사의 대변자를 자처하기 때문이다.(ex : '국제시장' 스러운 서사)
민주화 세대(+X세대)가 민주화 정당에 절대 충성을 보이는 건 민주화 정당이 말 그대로 민주화 세대 삶의, 서사의 대변자를 자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MZ세대의, 포스트 민주화세대의 삶은 아직 학술적 이념적 층위에서 체계화되지 못했고 당연히 정치시장에서 독립적인 서사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산업화/민주화 세대들은 MZ세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민지야 사랑해 억지 쌩쑈를 부려본다 한들, 결국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들의 억지 쇼일 뿐이라 가슴에 잘 와 닫지 않는다.
'민지'라고 해서 그 이전 세대와 무슨 유전자 층위에서 차이가 나는 인간들인 게 아니다. 다 같은 사람이지. 민지들 역시 민지들의 삶을, 그 서사를 대변해 주는 정치세력이 나올 경우 목숨 바쳐 충성하게 될 수 있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산업화세대의 이야기는 내 삶의 이야기가 아닌데
민주화세대의 이야기 역시 내 삶의 이야기가 아니다.
MZ에겐 MZ만의 서사가 필요하다.
그런 서사가, 세력이 등장할 때까지 '민지들'은 민주화와 산업화 속에서 그저 스윙보터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