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1.
많은 이들이 '판지시르의 사자' 그 아들 마수드가 이끄는 판지시르 저항군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말 하면 별로 안 좋아하겠지만 나름 중동 JOT문가로써, 나는 그 짝엔 처음부터 아예 기대를 안 했다.
아프간의 세속주의-온건 이슬람 세력은 미쿸이, CIA가 딸라를 트럭째로 퍼 주는 정부군이었을 때조차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는데 판지시르 골방 벽촌에 틀어 박힌 지금 거국적인 저항 전쟁을 통해 정국을 반전시켜보겠다?
어떤 언론들이 나름 띄어주는 모양이던데 어차피 국제사회는 판지시르에 호응하지 않을 거임.
판지시르 그 짝 애들이 탈레반과의 헤게모니 투쟁에서 가장 잘 나갔을 때조차 아프간 북부 10%가량의 영토를 점령하는 데에 그쳤었음(북부동맹). 그다음에 조지고 부시는 대통령이 침공해 들갔을 때 그 짝 라인에 잘 달라붙어서 그 백으로 잠깐 전국을 통치했었으나 어차피 10%의 영토를 간신히 통제할 역량밖에 없던 애들이라 오늘 그렇게 다시 털려 나가게 된 거고.
탈레반에 꼴사납게 털려나감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도 상실해 버린 거고 기껏해야 험준한 판지시르 두메산골에 틀어박혀 게릴라전 깨작거리면서 시간이나 좀 끌다 말 거임.
판지시르가 뭐 전 영토에 1/4 즘 되는 대단한 동네라 생각할는지 몰겠으나 영토 비중으로 따지면 그냥 한국에서 양평 원주 정도 되는 고립된 산악지역일 뿐이다.
만약 야들이 진짜 제대로 싸워서 정국을 반전시키려 한다면 탈레반이 정부를 인수하느라 번거로운, 외국인 철수에 테러까지 일어나 번잡스러운 지금 무언가 모션을 취해야 하는데 야들은 뭐 하고 있을까?
뭔가 하긴 했어. 그간 대구에서 김천으로 쳐들어가는 정도의 모션이 두 번 정도 있긴 했는데 한나절만에 털려서 다시 돌아왔고 그다음엔 역공을 당해서 지금 판지시르 대구 시청까지 밀려서 고전 중인데 항복한다 이야기 나오는 중이다.("협상 따위 안 한다!"라고 째던 것들이 "고... 공격 멈추면 협상하겠다..!"이러고 있으면 사실상 항복하겠다는 거지ㅉㅉ) 미안하다. 전할 소식이 이런 거밖에 없어서.
탈레반 입장에선 그저 판지시르 지역이 험준해 진압군 보내기 조금 성가신 정도이고 '정상국가' 만드는 데 끝끝내 무력을 통해 권력을 획득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었던 정도인데 설령 저항군이 판지시르 산자락 하나를 굳게 유지했다 하더라도 탈레반 입장에선 그냥 그 지역을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다. 통치에 큰 위협이 될 순 없었을 거다.
간단하게,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그 짝 사람들이 이슬람을 너무 좋아한다잖아. 여자들 히잡 벗고 설치(?)는 꼴 죽어도 못봐주겠다는데 어쩔 수 없지. 그 동네 온건 이슬람/세속주의는 지지하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안돼.
2.
슬슬 탈레반 아프간에 대한 경제제재를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텐데 중동 JOT문가로써 별로 내키지 않는 방법인 게.. 사실 서방이 그노무 '경제제재'해서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 낸 적이 거의 없거든. 생각해 봐. 경제 제재한다 그래서 불량국가가 "어이쿠 잘못했습니다~ 앞으론 안 그럴게요~" 한 적이 있었냐?
보통 서방세계에서 경제제재를 가하면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까 러시아-중국-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불량국가 네트워크에 더욱 철썩 붙어버리게 된다. 서방의 경제제재가 불량국가 네트워크를 강화시켜준다고.
경제제재는 핵이라도 만든다 하면 그때 들어가야지.
미쿸한테 경제 제재당하는 탈레반 아프간이 (모두가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는 데로..) 중국 쪽으로 시비를 털러 들어간다? 뭔가 비상식적인 이야기지? 탈레반이 중국한테 시비를 털기 바란다면 서방에서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탈레반을 잘 조교 시켜놔야지.
서방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예 선 긋고 탈레반을 고립시키려 한다거나 하진 않을 거다. 간 보면서 적당히 기다리다가 딜 보고 관계 트려 할 거야. IS 소탕전에 도움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탈레반이랑 쇼부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