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여장을 하는 동물들이 간혹 있다. 수컷인데 암컷으로 변장해서(여장..) 암컷 무리로 파고든다. 서열이 낮고 힘이 약한 수컷에게 더 높은 짝짓기 확률을 보장하지만 역으로 같은 수컷에게 '당할' 위험 역시 항상 염두해야만 한다. 동전의 양면이다. 기니피그나 도롱뇽, 목도리도요 etc...
니모를 찾아서로 알려진 흰동가리는 한술 더 뜨는데 수컷이 아예 암컷으로 전환돼 다른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
...
남초 커뮤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눈에 밟히는 게 오토코노코 보추물이다. 일종의 밈처럼 되어버렸는데 때문에 누가 미소녀 캐 예쁜 여자 짤 같은걸 올리면 항상 "남자냐?" 묻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그리고 게 중 일부는 실제로 그러하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이십 년 전만 해도 남자가 여자 같은 어쩌고 운운 이런 건 어디서 감히 꺼낼 수 있는 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무도 처벌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불법인 그런 거였지. 하지만 지금은 우후죽순 나온다. 비록 수면 아래의 세계인 온라인 커뮤 이야기긴 하지만.
어차피 짓궂게 웃고 즐기는 서브컬처 이야기지만 여기서 초큼 진지를 빨아보자면, 여기서도 어떤 정치 사회적 함의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종교적인 정통 기성 보수 입장에선 그저 막아야 할 흉악한 사탄의 장난질 즘 될 것인데 사실 그건 (그들이 늘 그러했듯) 너무나 단순 무식한 결론이다.
설령 그것이 병리적이라 한들 모든 사회적 증상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
이를테면, 동물계에서 발생하는 '암컷화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수컷 세계에서의 경쟁 과열이다. 경쟁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일정 온도 이상의 물이 기체로 전환되듯 일정량의 수컷이 '암컷화' 되는 것이다.
인류가 문명 만들어서 다른 동물계랑은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종종 착각하는 것 같은데 뜯어보면 별로 그렇지 않다. 그냥 동물계에서 일어나 온 어떤 것들이 좀 더 그럴싸하게 치장돼서 나타나는 것 뿐.
물론 수컷 세계가 과열되었음이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인류의 경우 가장 유구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전쟁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좌파경ㅈ... 읍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