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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13. 2021

이재명, 한 번은 집고 갈 이야기

극단성 악마성의 미학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아니, 이재명 그 자체로 말들이 많다. 풍문을 몰고 다니는 중이다.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인물이며 중간이 없다.


시끄럽게 떠들어졌음에 비해 대장동 이슈 자체는 전체 지지율에 그렇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명이 잘못한 게 맞건 아니건, 지지할 사람들은 죽어도 지지할 것이며 반대하는 이들은 죽어도 반대하기로 이미 다들 마음속의 확답을 내려놓은 상태란 것이다.


이 지점에서, 찬반 양쪽 모두 조금 솔직해져 보자. 


...


이재명은 '사회주의 할 사람'으로, 극단적인 사회주의 경제를 할 사람으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실체가 무엇이건 일단 박혀있는 이미지는 그런 이미지이며, 본인 스스로도 그런 이미지에 대해 딱히 부정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재명이 밀고 있는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이 정말 좌파 경제가 맞느냐는 의문도 있고 이 역시 유의미한 질문일 수는 있겠으나, 그런 건 어차피 경제학 하는 사람들한테나 중요한 질문일 뿐 일반 대중들은 그런 학술적이고 세부적인 부분 따위엔 손톱만큼도 관심 없다.
그냥 이재명은 그 특유의 과격함으로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의 사회주의'를 할 사람인 것이고, 대중의 보편적 관념이 그렇게 각인되어 있다면 그냥 그런 것이다. 그게 정치다.(대중의 보편적인 관념. 이 무서움 때문에 필자가 평소에 문화권력 관념권력을 그렇게 중시했던 것이다.)



이재명 반대자? 대장동이니 뭐니 해도 결국 그런 극단적 사회주의 이미지가 너무너무 싫은 것이다. 죽어도 싫은 것이다. 결국 최종적 본심은 그것이다. 이낙연파가 이재명을 야당 이상으로,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것도 이낙연 집단이 민주진보진영 내에서 상대적으로 친시장적 포지션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친시장' 세계의 사람들 입장에서 '이재명의 사회주의'는 지구가 망해도 막아내야만 하는, 디아블로 메피스토 바알과 같은 무언가 이다. 

 

반대로 이재명 찬성자들은?(이재명이 근래에 페미니즘에 타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실망하긴 했지만 여전히 어느 정도의 미련을 가지고 있는 본인 포함) 바로 그런 극단적이고 과격한, 심지어 악마스럽기까지 한 사회주의 이미지를 통해 속 후련함을 느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바로 그 '사회주의적인 이미지'에서 갈린다.



...


나는 이낙연이 싫다. 올바르고 신사적인, 마치 '힐러리 클린턴만큼이나' 올바르고 신사적인 엘리트라서 싫다. 기존 귀족계층과 두루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온건한 개혁주의자인데, 전 역사를 통틀어보아도 그런 '귀족사회에 드넓은 인맥을 지니고 있는 온건한 성품의 신사'가 세상에 실질적이고 진정한 변화를 일으켰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이들은 결국 자기 주변의 귀족 친구들에게 휘둘리기 마련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해서, 나는 보통 '온건파'라는 부류의 사람들 자체를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소 삐뚤어지고 악마적인 부류의 통치자에게 종종 더 이끌린다. (그런 의미에서, 본인이 지난 미 대선정국 당시 내심 트럼프 쪽에 더 호의적이었음을 기억하는 이들은 기억할 것이다.)    

삐뚤어지고 악마적인 지도자는 어떤 식으로 건 변화를 가져오긴 한다. 좋은 방향으로 건 나쁜 방향으로 건. 

반면 귀족사회의 지지를 받는 일반적이고 깔끔한 지도자들은 결코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게 뻔한데도 매번 변화와 혁신을 '예의상으로' 들먹이는 그런 귀족적인 위선이 나는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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