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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14. 2022

대안우파의 홍시맛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했사온데..


많은 이들이 내게 묻는다.


"당신이 말하는 대안우파라는 게 상당히 광의의 의미라는 건 알겠는데, 너무 광의적이고 모호하여 대체 무엇을 특정하고자 하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럴 법도 하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대안우파는 학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개념이기 때문에 그 범주를 이론적으로 딱 잘라서 규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저 스스로 '친화적이다.' 여기는 이들이 특유의 정서 같은 걸로 구분해 내는 건데 이를테면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 난다 하였사온데~" 수준인거지ㅇㅇ


남성성에 극히 집착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리즈시절과 같은 몸을 하고서 허공을 향해 총질을 해대는 서구의 대안우파와 여장 사진을 SNS에 올려놓고 추천 들어오는 걸 보고 있는 한국의 멸치 안티 페미 소년에게 대체 무슨 연관이 있어서 '같은 대안우파'라 분류하냐고? 그게, 깨물어보니까 '같은 홍시맛'이 나더라고..



...


그나마 근래 나 스스로 몇 가지 조항들을 만들어 냈는데


대안우파들은 대체로 "민주진보인권(서구 리버럴)들의 담론적 억압과 압제"라는 시대인식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세부적인 항목에서는 서로 많이들 어긋난다 하더라도, "우리는 민주진보인권(서구 리버럴)들의 압제 속에서 살아왔으며, 그 압제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속되는 중이다."라는 세계관을 종종 표출한다.


물론 '민주진보인권(서구 리버럴)'들은 인정할 수 없는 세계관이다. 페미 피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민주진보인권'들의 세계는 언~제나 자신들이 피억압자로 존재하는 세계이다. 때문에 '민주진보인권'들은 '저런' 대안우파적 반응에 학을 때며 "대체 우리 민주진보인권들이 언제 강자, 압제자였단 말이냐!"며 언성을 높이게 되지만.. 어쩌겠어. 너희는 실존한 적이 없었다 말하는 '그 압제'를 겪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저렇게 많은데 말이야ㅉㅉ


기성우파들 역시 '민주진보인권'들의 득세를 말하는 경우는 많으나 그들은 언제나 하나님 나라 건설, 내지 순수 자유경쟁 경제와 같은 포지티브 한 신념을 우선한다. 이 부분은 무척이나 확고하지. 반면 대안우파들은 '민주진보인권'들에 대한 반감 때문에 기성우파이념(하나님 나라 or 자유경쟁) 근저에서 기웃거리는 경우가 왕왕 있으나 그 포지티브 한 신념은 '민주진보인권 압제자들'을 향한 반감에서 오는 네거티브적 신념의 강도를 넘어서지 못한다. 


기성우파들의 머릿속에서 '민주진보인권'들의 득세는 일시적인 야만족 침탈 정도로 묘사된다면, 대안우파들의 머릿속에서 '민주진보인권'들의 득세는 일제강점기와 같은 끔찍하고 혹독한 앙시앙레짐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일제는 물리쳐야 하는데, 그 이후 건설할 조국이 왕정복고여야 할지, 공산주의여야 할지, 자유민주주의여야 할지는 자기들끼리도 합의보지 못하지. 그저 압제자를 무찌르자는 공동의 목표의식 하에 단결이 이루어질 뿐이다. 


+물론 필자 역시 그 '광의의 홍시맛'에 포함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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