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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30. 2022

특별시민-약 스포

정치가는 모두 완벽한 마키아벨리?

'특별시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아수라'가 이재명 자문을 비꼬기 위해 나온 영화였 듯, 이 영화는 성 비위가 터지기 전 박원순 시장을 비꼬기 위해 나온 영화였는데 아수라만큼의 임팩트는 없어서 소소하게 묻혀 들어간 영화지만 내게는 나름 인상 깊었더랬다.


표 한 장 한 장에 목숨 바치는 닳고 닳은 조조/사마의들. 아마 이게 대다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가'에 대한 이미지일 것이다만 거의 평생 동안 정치 덕후질을 해 온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아니, 달라졌다. 


표심은 곧 민심이기도 하기에, 정치가들이 정말 그렇게 순수하게 표심에 환장한 존재들이라면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고로 진정한 불행은 정치가들이 그렇게 표에 환장한 악귀들이 아니라, 나 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런 (나쁜 의미에서)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나온다. 그리고 영화에서 박원순의 라이벌로 나왔던 '양진주 후보'는 이 점을 너무나 명확하게 잘 보여준다.


표심을 얻기 위해선 그러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양진주 후보는 얄팍한 정리 관계, 눈앞의 소소한 이익 등에 끝없이 휩쓸리며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하고 결국 변종구(극 중 박원순을 상징하는 캐릭터)에게 밀리고야 만다. 이 과정에서 참다못한 젊고 유능한 참모가 선거가 한창일 때 중도 사퇴를 하고 나와버리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 그리고 내가 정덕질을 하며 보아온 정치가들의 모습은 이 모습에 더욱 가깝다. 


반면, 극 중 변종구는 세간에 알려진 '정치가'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물이다. 철~저하게 계산적이며, 정말 한 표 한 표를 위해 '처자식까지 팔아 치우면서' 결국 승리를 하고야 마는 그런 인물 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그 박원순 시장이 실제로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지까지 다들 알고 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진짜 진엔딩을 말이지. 그러고 보면 박원순이라는 인물 또한 극중 양진주처럼, 완벽할 수 없었던 부실한 한 명의 인간 아니었나 싶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결국 다들 거기서 거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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