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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pr 26. 2022

권력의 분산과 견제는 필수적

자유주의는 허상이 아니다


정치 사회 논의의 장에서 종종 놀라게 되는 일 중 하나.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꽤나 많이 배웠다는 사람조차도 자유민주주의적인 제도(권력분산, 견제, 선거를 통한 선택, etc..)가 왜 필요한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테면 본인이 항상 칭송하는 '좌파 철학하는 공산주의자 그 친구' 도 그러했다.


...


경제적 자유주의에서 그러했듯 정치적 자유주의 역시 그 기본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소위 말하는 '이기적인 인간' 가정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며 믿을 수 없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적인 권한을 내어줘선 안되며 다양한 주체가 그 권력을 나누어 가진 체 끝없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어느 세력이 승기를 잡았다 해도 그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선거'라는 형식으로 끝없는 압박을 받아야만 한다.


"내가 지금은 이겼지만 초큼만 실수하면 고작 1~2년 후엔 나락으로 가겠지."


물론 현행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정치에선 정치권력을 향한 너무나 많은 압박과 견제가 존재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올바른 정책'들이 힘을 잃기도 한다만(잘 기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선 설령 세종대왕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활약을 할 수 없다. 아마 훈민정음은 반포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역시도 정치권력 폭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보험료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러한 견제가 성가시다 해서 그러한 견제장치들을 해제한다면, 정치권력이 폭주하거나 타락 혹은 무능해졌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켜 혁명을 진행하고 그렇게 끌어내려야 하는가? 그 최전선에서 싸우다 죽는 건 당신이 솔선수범?


때문에 권위-전체주의적 정치 방법론이 설령 일시적으로는 이득을 가져다준다 해도 어디까지나 위급상황에서의 극약처방일 뿐 본질적이고도 궁극적인 해답이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해 왔던 것이다.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정보의 다양성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정치권력과 스피커(언론, 교육, 문화, 학술, etc..) 권력은 서로 연동된다. 다양한 정치권력이 존재하는 상태에선 다양한 방향성의 스피커가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만 하나의 정치권력이 존재하는 상태에선 어떻게 될까? 필연적으로 '그 하나의 정치권력'과 연동되는 스피커 권력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정보의 취급 주체가 하나가 된다는 건데 이를 통해 파생될 무수한 천태만상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ex :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빨갱이 만들기 놀이, 부카니스탄의 반동분자 놀이)


그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는 정치권력이 악한 의도로 통치를 진행하는데 정보발생의 주체로써의 스피커 권력이 여기에 강력하게 유착되어있어 정치권력의 잘잘못을 폭로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옹호만 한다면 '권력의 잘못'을 어떻게 규탄할 수 있겠는가!


장애인이나 LGBT와 같은 소수자들에 대한 처우 역시 이 정보의 다양성 여부와 어느 정도 연동되기 마련인데, '하나의 올바름'만이 존재하는 사회에선 당연히 '범주 밖의 사람들'은 존중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동성애자가 러시아와 미국에서 각각 어떻게 취급받던가?


'자유'라는 단어를 사유화 한 페미 피씨 리버럴의 난동이 고깝다고 해서 다양성이라는 가치마저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물론 소위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 하는 나라들에서도 이러한 도식들이 전부 깔끔하게 잘 작동되는 것은 아니며, 본인 역시 그 부분을 누차에 걸쳐 지적했던 바 있다. 하지만 선택항이 두 개밖에 없어서 민의가 잘 반영되지 않음에 대한 불만은 선택항이 열개가 되는 세상을 향한 열정으로 이어져야 하는 거지 선택항이 두 개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 해서 선택권 자체를 없애버리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건 아무리 보아도 비논리적이다. 정말 간단하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니까 이런 글이라도 쓰지 북중러식 질서였다면 필자가 이렇게 주절주절 거릴 수나 있었겠는가? 



+자유경제의 세계는 너무나 자주 '강력한 최종 승리 자본가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며 이 상황은 정치권력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본인이 강력한 좌파경제를 주장하면서 '승리한 자본가들'을 억제해야 한다고 누차에 걸쳐 강조해 온 이유이다.  


++구좌파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리버럴들과 연대하여 자유와 민주를 외쳐왔음에도 국제무대에선 권위-전체주의 정부들을 적극 지지해왔다. 이것이 벗어날 수 없는 궁극적인 모순이라는 건 여러 번 반복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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