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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n 04. 2022

"이준석과 이대남이 죽질 않아!"

싫어하는 것과 얕잡아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것과, '그 싫은 상대방'을 과소평가하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진보건 기성보수건 이준석 반대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준석이 싫다는 이유로 너무나 자주 이준석을, 더 나아가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이대남 정치를 너무 과소평가하려 함에 있다. 


포스트민주화세대를 알지 못하는 많은 어르신들(민주화세대+산업화 세대)이 그랬다. 태극기 부대 으쌰으쌰, 탄핵무효, 반공애국, 이런 거 안 하는 우파 정치가가 어떻게 정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저 싹수없고 밥맛 떨어지는 '건방진 애새끼'는 반공애국 이런 거 안 해서 우파 세계에 기반을 만들지 못해 얼마 못가 몰락할 것이라고. 페미니즘 반대 그거 동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냐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랬던' 모든 이들이 다 틀렸다. 그 이준석은 반공애국 '그 딴 거' 안 하고 페미 싫어하는 이대남녀석들을 세력화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페미 싫어하는 그 이대남"애들 표 모아서 대선도 이겼고 "페미 싫어하는 그 이대남"애들 표 받아서 지선도 완승으로 끝냈다. 소위 '윤핵관 따까리'라 평 받는 김은혜가 경기에서 고배를 마신 상황마저도 이준석에게는 너무나도 좋다!(유승민을 내친 당에 대한 응징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다.) 



...


나는 평생 히키코모리로 살다가 3년 전 방문 밖으로 나온 시점 때부터 항상 주장했었다. 반페미와 남자 찐따들을 기반하여 한국에서도 한국식 대안우파 정치가 나오게 될 것이며, 이 기류는 결코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고. 하지만 나처럼 찐따로 살아보지 못해 찐따남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표준 세계의 모든 이들은 그런 나를 비웃었다.


"한국 정치는 결국 민주화에 페미 피씨를 입힌 이들과 반공애국 좋아하는 이들의 대립일 뿐이며 그 밖의 축 따윈 있을 수 없어! 꿈깨!"


.. 그리고, 체 3년이 되지 않아 나의 예상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이제 '남자 찐따'는 한국 정치에서도 새로운 한 축을 담당한다.


그래서 다시 말한다. 싫어하는 것과 얕잡아보는 것은 다르다! 당신들이 이준석 정치와 이대남을 얼마나 싫어하건, 싫어하는 적을 얕잡아보는 그런 병X소리는 작작 좀 하시라! 찬성이나 반대는 개인 자유인데 현실파악 자체가 안 되는 인간들을 보면 난 분노가 치밀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서방세계의 대안우파와 이준석식 이대남 정치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이를테면, 외국의 대안우파는 페미 피씨와 같은 리버럴 문제를 자유주의 해체와 전근대식 전통주의 회귀로 극복하려는 경향성이 강한 반면 한국 이대남 정치에선 자유주의적 방향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경향성이(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능력주의와 무한경쟁) 나타난다. 


이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자유시장경제를 하나의 극복대상으로 여기게 된 서방세계의 반 자본주의적 문제의식이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특수성과 '경쟁 만능주의자' 이준석의 개인기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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