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SM

성적 취향과 삶

by 박세환


사람의 성적 지향이 정치성향, 더 나아가 생활환경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원래는 굉장히 회의적인 명제였다.

물론 본인의 경우 보추 빠니까 LGBT 안 까긴 하는데 이런 건 너무 직접적이라 뻔하게 여겨지는 거고 좀 더 고차원적인, 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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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페미들은 실제로 소위 말하는 '여왕님' 스타일의 여성을 선호하며 그 '여왕님'께 지배받고 싶다는 SM 욕망을 가진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웃었었다. 거 참 고약한 조롱이라고 말이지. 근데 생각해 보니 정말 내 아는 이 중에서도 그런 취향을 가진 남페미가 있었거든. 이게 그냥 빈 말로 넘겨 들을 이야기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됐지. ("헠헠 저는 더러운 한남입니다. 여왕님. 부디 그 신성한 채찍으로 저를 길들여주세요^^")


더 나아가, 성공하는 남성들은 어느 정도 SM 마조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역시도 처음에는 웃었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야.


성공하려면 하루 12시간씩 학업이나 일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들 알겠지만 하루에 12시간 이상 학업과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다(게임도 그렇게는 며칠 못 간다. 힘들어서.). 엄청 고통스럽다고. 그런데 소위 성공했다 하는 이들은 남들이 다 고통스러워 포기한 그 과정을 완료했다는 거고 이는 어느 정도 고통에서 희열을 느끼는 취향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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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성공한 사람과 SM 성적 지향에 관한 진지한 연구가 있었고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입증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수년 전 기사로 읽었던 적이 있었더랬다.


여하튼 그래서, 지금 필자는 '성공의 여부는 SM지향에 달려있으며 본인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SM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명제를 제법 진지하게 믿는 편이다. 필자도 나름 '변태'라 할 만한 성적 지향들을 두루 섭렵(?) 해 왔으나 무척 불행하게도 SM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성공할 수 없다."라는 운명적 한계를 진지하게 받아드리는 중이다.


물론, 모든 인간에겐 모든 성적 지향이 탑재되어있으나(LGBT 역시도) 다만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꽤 신뢰할 만한 이론에 따르면 필자에게도 소정의 SM 기질은 있을 수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그게 삶의 변화로까지 노출될 만큼 유의미한 양이 아니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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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는 거라면 몰라도, 사람이 왜 맞고 짓밟히며 희열을 느끼는 성적 지향을 가지게 되었을까? 자연선택에서 불리하지 않나?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만 사실 이건 바로 그 '자연선택' 관점에서 손쉽게 납득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인류 역사 오천 년 동안, 타인을 채찍으로 때릴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많지 않았고 오히려 대부분의 이들은 '맞고 짓밟히며' 살아가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그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면 이왕에 그 삶을 즐기는 이들이 생존에는 더욱 유리했을 거고 말이다. 주인님이 때리시는 데로 잘 맞아 주면서 하루 반나절씩 하기 싫은 것들을 시키는 데로 꾸역꾸역 잘 수행했던 노오예가 주인의 사랑도 더 많이 받았을 거 아닌가?


그렇게 처 맞고 짓밟히면서 형성된 '성적 지향'이, 오늘날엔 오히려 남을 채찍으로 때릴 수 있는 지위에 오르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었다는 이야기.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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