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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Aug 21. 2022

낙타와 바늘귀

안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


항상 말 하지만 성경을 근거로 LGBT 반대를 해야 한다면, 우리는 부동산 산업, 이자수익으로 돌아가는 금융산업들을 전부 철폐해야만 하며 뼈가 없는 생선(대표 : 오징어, 조개류)도 먹지 말아야지. 수혈과 수술을 거부하고 돼지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는데 웃기게도 노오예 제도는 긍정해야 한다. 


당신들은 신심이 너무 깊어서 LGBT 단죄하러 처 돌아다니신다는 전. 통. 기. 독. 보. 수 형제자매님들께서 금융산업 철폐하고 조개구이집 다 없애야 한다고 시위하러 다니는 모습을 본 적 있는가? 아마 교우가 운영하는 십자가 걸린 조개구이집 가서 쐬주 한잔이랑 같이 존나 맛있게 잡숫고 계실 껄?ㅋ


... 현대사회에서 아무리 신심 깊은 이가 있다 한들, 구약에 걸린 모든 규제사항들을 다 지키고 살 수는 없다. 교황도 불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다들 '구약의 현대적 재해석'이 불가피하다 말하는 거고. 


하지만 그럼에도 기독교가 계시종교인 이상, 말씀의 모든 부분들에 '재해석의 킹능성'이 따라붙는 건 아니다. 



...


과거부터 현대까지 여지껏 재해석의 압박을 가장 많이 받은 교리는 아마도 부(富)에 관련된 부분이 아닐까 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 들어가는 건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저기서 나온 낙타가 새끼줄의 오역이라 해도, 새끼줄이건 낙타 건 나발이건 바늘귀 들어가는 거 봤냐? 그니까 한 마디로 부자는 하느님 나라 못 들어간다는 거고 부(富)는 그 자체로 죄악이라는 거다. 당연히 지난 이 천년 동안 가지신 분들께서 이 부분을 그냥 냅 두고 싶어 하진 않으셨겠죠?


근데 문제는 이 구절 같은 경우


1. 신약에서

2. 예수님이 제자들 모아놓고

3. 대놓고 한 말


이라서 뭐 "다르게 해석해 볼 킹능성" 같은 게 전~혀 없었다는 게 문제지. 초기 기독교에서 부(富)는 그 자체로 죄악이었습니다. 


실제 초기 기독교 공동체들의 경우 전 재산 포기각서를 쓰고서야 입단이 가능했고 그렇게 모여서 즈들끼리 공산주의 비스므리한 공동체 생활을 영위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 부분은 빼박이라 봐야겠죠ㅇㅇ 그런 측면에서 솔직히 공산주의 체제가 자본주의 체제보다 초기 기독교 정신에 더 많이 부합해요.



근데 웃기는 건

구약의 몇 글귀 가지고 "동성애는 죄악!" 이 지X 하는 것들이 이 부(富)의 문제로 들어가면 


"어... 음... 그건 그렇게 꼭 원리주의적으로 해석할 게 아니라 말이죠, 음, 부(富)라 하더라도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정당하게 땀 흘려 모은 거라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그런 융통성을 가지고 어쩌고..."


이러면서 애써 혓바닥 긴 소리들을 늘어놓고 있다는 거ㅋㅋ


...


개신교 종교개혁도 웃기는 게, 개신교는 가톨릭 교황청처럼 하나의 중심이 없고 개별적인 교파라 그 교리를 하나로 묶을 수 없다곤 하지만 그럼에도 종교개혁 시절 모든 개신교들이 입을 모아서 비판했던 부분이 면죄부로 대표되는 가톨릭의 물적 타락이었어. 재물을 탐한답시고 돈 받고 죄를 면해주겠다는 게 이게 말이나 되냐고 말이지. 


그런데 그랬던 것들이 종교개혁하고 가톨릭이랑 전쟁해야 하니까, 그러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니까 부자 상공인들 지지받으려고 "꼭 부(富)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정직하게 땀 흘려 벌어들인 부(富)는 죄악이 아리나 축복입니다." 이랬다고ㅋㅋㅋ 솔직히 의도가 너무 뻔하죠?


아니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말이지, 느그 명분이 뭐야? 돈 받고 면죄부 판 교황청이 나쁘다 아니야? 근데 느그는 돈 받아먹으려고 예수님 말씀을 바꾸냐?ㅋ 프로테스탄트 느그들 말입니다. 종교개혁가 장 칼뱅 너 말이야ㅋㅋ


막말로 가톨릭 이천 년 동안 "우리도 그거 교리 좀 바꿉시다."이렇게 압박했던 부자들이 한 둘이었겠냐? 교황 목줄 잡고 압력 넣은 새끼들이 한 둘이었겠냐고. 



"안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


그런 자들이 성경말씀에 위배된다고 현대사회의 성적 타락을 질타하고 LGBT를 문제 삼고 다니는 형국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 되냐..


+애써 기독교 원리주의 성 윤리로 들어가자면 자위는 물론이려니와 음란한 생각을 머리에 떠 올리는 것 마저도 죄악이다. 섹스는 쾌감이 아니라 오직 2세를 만들고자 하는 숭고함으로만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껴버렸다면 이미 그 자체로 죄악인 거고 동성애는 '2세 생산'이라는 숭고한 목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으니까 그냥 죄악시 한 거고 말이야!  


++그니까 성적 방만이건 LGBT건 까고 싶으면 까는데 양심이 있으면 종교는 팔지 말자.

종교 교리는 개뿔, 그냥 뭔가 사회투쟁하는 '척'을 하고 싶은데 금융회사는 너무 쎄고 LGBT는 만만하니까 까는 거지 이 빌어먹을 바리새인들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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