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를 말 하기에 우리는 여전히 너무 가난하다?
"왜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난한가?"
전근대 사회까지 이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이유는 "나라 자체가 가난하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전근대식 농경국가에선 가뭄이 한번 들면 대량 아사를 피할 수가 없다.
이건 정말 "나라님도 어찌할 수 없는" 재난이었던 것.
이런 식의 가난은 정말 "성장의 문제"가 된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엔 조금 다른 현상이 일어난다.
나라 전체로 따지면 부유한데, 재화와 서비스가 넘쳐나는데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도 넘쳐났던 것.
굶어 죽는 사람도 있고 말이야.
대공황으로 인한 대량 아사를 겪고 나서야 서구사회는 비로소
"성장이 아닌, 분배 문제로 인한 가난"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복지와 분배를 논 할 때마다 시장쟁이들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반발
"우리나라는 여전히 나라의 발전도가 너무 낮고 전체적으로 가난해서 아직 분배와 복지를 말 해선 안된다."
이게 바로 분배의 문제를 성장의 문제로 치환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인데
지금 분배를 하고 복지를 실행함에 이런 식으로 반대하는 부류의 인간들은
머나먼 미래에
전투순양함이 하늘에 떠다니고 은하계 반대편 프로토스 저그한테 외교사절 보내는 날에도
똑.같.은 이유로 분배와 복지에 반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UED는 여전히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SCV 노동시간은 주당 84시간으로 계속 유지되어야만 한다!"
+이건 더 이상 기술의 문제도, 성장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 인식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