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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22. 2022

진보좌파의 낙태 딜레마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1 사분면 자유지상주의 우파(자유시장, 시장경쟁, 약육강식, 능력주의, 성과주의, 약자도태, etc..)는 "A가 살기 위해 B를 내친다."라는 류의 논리에 익숙하다. 그들은 '그런 입장'을 수도 없이 제시한 바 있기에, 거기에 낙태가 하나 더 추가된다 한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1 사분면 애들이 '자유'라는 명목으로 낙태를 지지한다. 이들에게는 낙태가 귀찮은 정합성 시비로 이어질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좌파는 다르다.




보통 '좌파'는 기업의 구조조정에 비판적이다. '좌파'는 기업이 이윤 증대를 위해 노동자들을 마구 내치기보단 그들의 삶을 보호하고 책임지는 쪽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좌파가 낙태를 지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모체의 편익을 위해 태아를 '죽여도' 된다는 분들께서, 사정이 팍팍해진 기업이 노동자를 죽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노동계약을 '해지'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태클질이죠?"

"노동자 해고가 고까우면 당신들이 기업 차려서 우리가 자른 애들 다 댈꼬가 월급 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책임 지시던가. 자기들은 그렇게 안 할 거면서 남이사 해고를 하건 말건 먼 상관이야, 말 더럽게 많네!"


이래서 필자가 낙태 찬성에 대해 '자유주의' 우파의 의제로 보는 것이다. 




좌파인 누군가가 생명과 삶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적극 피력하는 중이라면, 그렇지만 낙태에 대해서만큼은 대놓고 거부하기 정히 어렵다면, 그냥 낙태 문제에 있어서는 입을 다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판단을 보류하고 1 사분면 자유쟁이 우파 애들한테 이 의제를 넘기라고.



문제는 

'진보좌파'가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문제들에서 생명과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이러한 행위가 다른 누군가엔 소정의 손실로 다가올 지라도..) 입장을 '너무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으면서도

오직 낙태 문제에 있어서는 정 반대로 태아를 자유롭게 죽일 수 있도록 해 주라는 입장을 '너무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다는 것이다. 


그냥 관성에 치여서 논리적 정합성에 대해선 거의 생각을 안 하고 살았던 거지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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